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잠시 안녕-

머리 밀기전, 민 다음.(안구테러 ㅈㅅㅈㅅ)


 입대 60일 전부터 잘 꾸며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블로그에 이 글 저 글 써왔다. 때로는 못 볼글, 때로는 나름대로 괜찮다 싶은 글 등 이래저래 많은 글들을 써왔고 종류도 다양(?)해서 축구, 음악, 기타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싫어하는 것들, 때로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까지, 열심히도 써왔다.

 한동안 이 일도 접어야 겠다. 내 자의로 접는 건 아니고 군대라는 곳이 내 발목을 그렇게 잡아버리더라. 뭐 야속하지만 어쩌겠나, 그저 난 이대로 물러나는 수 밖에.

 한동안 제 블로그에 와주셨던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군대에서도 잊지 못할거에요.

 

2009년 2월 23일 월요일

모두 정말 미안해요.

 정확히 작년 2월 28일에 국내축구갤러리란 곳을 처음 들어왔다. 그당시 내가 활동하던 해외축구갤러리(-일명 해충갤)은 임수혁 사건때문에 한창 시끌시끌했고, 그 와중에 아이들이 싸놓은 똥을 좋다고 잘한다고 지껄이는 놈들때문에 이래저래 뜨게 되었다. 뭐 누가 나보고 강요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나와 함께 찌질대던 놈들이 생각보다 참 저질이구나 하는 마음에 그저 떠버렸다.
 
 그렇게 국내축구갤러리(이하 국축갤)에 발을 들여놓고부터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것을 얻고, 깨달았다. 작게는 축구판의 동향과 전술서부터 크게는 평생을 같이 해도 좋을 사람을 만났다던가, 앞으로 내 인생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 갈 것인가 등. 이런건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때 마스터 해 두는것이 일반적인데 난 뭐 그리 할게 많았는지 재수할때 끝내버렸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다고, 그 와중에 내 성적은 바닥을 치고 난 날 믿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한대씩 후려쳐댔다. 금전적인 관계든, 인간과의 신뢰의 문제든, 여하튼 모든 문제에서. 난 문제아였고 천하의난봉꾼이었으며..음, 여튼 개새끼였다. 무수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생을 살아오고 있으나 정작 난 신뢰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고 해야될까.

 난 그런 놈이었는데도 아직까지 날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분들이 있다는건 정말 내 인생에서 두번다시 없을 행운일 것이다. 그 사람이 비록 나보다 어리든, 혹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든, 누구든지 내인생에서 부모님 이외에 날 믿어주고 신뢰해 줄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늘 든든하다.

2009년 2월 22일 일요일

망할놈의 친구

 정말 친한 친구가 한 놈 있다. 만난걸로만 치자면 1995년(무려 초등학교 1학년시절.)이었으니 거진 14년은 다 됐다. 강산이 한번 바뀌고 다시 바뀌는 동안 우리는 만나온 셈이다. 뭐, 서로 같은 동네에 살다가 중학교 1학년때 헤어지긴 했지만, 그 이후로도 못해도 1년에 한번씩은 만나고 서로 연락도 자주 하고 그런 사이었다.

 정말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이 맞는지, 요새 이놈과의 연락이 뜸해지고 있다. 올해는 그렇게 서로 보자고 보자고 머리에 총이라도 들이밀 기세로 난리를 쳐댔는데, 막상 연락은 없고..그러니까 대충 이런식이다.

 봄에 보자고 서로 문자를 했다. 조만간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기다렸다. 연락이 없다. 또 연락을 했다. 여름되기 전엔 보자고 연락을 했다. 또 연락이 없다. 기다렸다. 연락을 했다. 이번엔 여름되면 보자고 했다. 기다렸다. 연락이 없다. 다시 연락을 했다.-

 이런식의 순환이 무한히도 반복되다보니 나도 슬슬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참 친한놈이고 좋은 놈이긴 한데 고놈이나 나나 아무래도 따로 몸이 떨어져 있다보니 서로 만나는 사람도 다르고 그래저래 하다보니 또 서로에게 연락을 자주 안하는건 좋은데, 말한건 좀 지켜야 될것 아닌가. 물론 서로에 대한 비중이 점차 줄어든다고 해도.

 모든것을 이해하고 싶은데 속좁게도 자꾸만 화가난다.

2009년 2월 19일 목요일

컴..컴퓨터가 안된다!

 그동안 파워에서 자꾸 문제를 보이던 망할놈의 컴퓨터가 드디어 사망하셨습니다. 그렇게 발로 차고 두들겨 패서 그런가, 왜 그런지는 몰라도 여튼 안되는군요.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어제 있었던 일들과 단상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안되서 그냥 자버렸습니다.(덕택에 일찍 일어났죠.)

 

 참 컴퓨터를 그렇게 싫어했는데, 맨날 게임만 하면 꺼지고, 다운받다 꺼지고, 인터넷 하다가 꺼지고, 이래저래 맨날 꺼지기만 하던 컴퓨터였는데도 막상 생을 다하고 나니 허탈하네요. 정이 들어버린걸까요.

2009년 2월 18일 수요일

울트라스라...

 요새는 갤에 울트라스 떡밥이 나돌고 있다. 뭐 GS팀에 울트라스가 생겼고, 그거 신나게 까다가 보니 그 울트라스 본인들이 와서 갤에서 이래저래 떠들고 있고, 울트라스 말이 나온 김에 우리나라 최초의 울트라스 스컬도 신나게 까이고. 갑자기 대구 울트라스인 도미네이터도 까이고. 뭐 이래저래 갤 내에서 울트라스의 수난시대로 볼수도 있겠다.
 
 뭐 갤에선 도대체 왜 한국에서 울트라스가 나오냐고 하는데, 난 오히려 한국이니까 울트라스 문화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유럽과 남미의 서포팅을 따라하고 있고(최빈국중 하나인 라오스에서 인챠하고 인도애들도 울트라스를 가지고 통천돌리고 홍염깐다.)우리나라 역시 별반 다를게 없는지라, 그들의 서포팅 문화중 핵심인 울트라스라는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우스운 일일것이다. 그네들이 좋아하는 이탈리아만 해도 왠만한 울트라스들이 서포팅을 리딩하고 제일 열정적으로 뛰니까. 물론 작금에 그들이 보여주는 전체주의와 극우주의적 행동은 욕을 먹기에도 충분한 것들이 많긴 하지만. 근래 서유럽에서 퍼지는 전체주의가 울트라스를 통해서 퍼진다는 말도 있을정도로.

대표적인 것 하나.

 우리나라의 울트라스들이 이러한 사상적 배경에 혹해서 울트라스라는 개념을 택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팀을 위해 좀 더 열정적으로 서포팅하고, 좀 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고, 좀 더 강렬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울트라스란 개념을 선택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작금의 울트라스들이 이렇게도 욕을 먹는건 그들 나름의 선민의식과 그들이 있는대로 잡는 가오(?)때문이 아닐까 싶다. 꾸르바 코어에서 열정적으로 서포팅하면서, 너희들도 이렇게 해라, 혹은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으니 너희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곳은 우리를 위한 공간이다, 뭐 이런식의 우월주의를 가지고 있거나, 홈페이지에 가면 무슨 전쟁나가기 전에 선전포고문이라도 작성하는것 같은, 그런?

 뭐, 축구를 단순히 축구로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 축구와 내팀에 모든것을 걸어버린 사람들의 차이 아닐가 싶기도 하다.

 
 

타이드랜드.

-시놉시스 포함해놨으니 주의하세염.

 일전 다니던 재수학원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자아이와 데이트(?)겸 해서 영화나 한편 볼까 해서 오늘 만났다. 애가 영화를 좋아한다는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보자마자 갑자기 동숭극장으로 데리고 가더니 이 영화 표를 샀다. 맨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그냥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중간에 나오는 히피스타일의 아저씨를 보니 이 영화를 ㅈ선일보에서 다뤘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히피를 부모로 두면 애가 이렇게 된다는..반 장난형식의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뭐 영화 한참 지나서 그거 기억하면 어디다 써먹나.

 덕택에 아무런 배경지식없이 처음으로 영화를 보았다. 일전에는 무심코 신문 문화면을 보다가 끌리는 영화가 있으면 그걸 찾아서 봤는지라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미리 가지고 보게 되었지만 이번엔 다행이도 그런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마약에 쩔어있는 부모님을 둔 소녀가 어느날 어머니가 약물과다로 죽으면서 아버지와 할머니 집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할머니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던 소녀가 이사람 저사람 만나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된다. 그 가운데에는 사랑도 있고, 무서움도 있고, 죽음도 있고, 뭐 이래저래 다양한 일들이 많다.

 솔직히 영화를 보다보면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을 것 이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줄거리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이렇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마약중독자인 집에 이쁜 딸내미가 있다. 근데 이 딸내미는 학교도 안가고 할렘가에 살면서 부모님 맞을 마약준비나 하고 산다. 어느날 어머니가 마약때문에 죽고, 아버지와 딸은 돌아가신 할머니 집으로 간다. 할머니 집에서도 삶은 여전하지만 이제 딸내미가 자꾸 밖에 나가서 논다. 그러던 어느날 벌에 대한 공포와 시체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아줌마를 만나고 그 아줌마의 정신지체아 동생을 만난다. 그러다 아버지가 마약때문에 죽고, 어느날 또..어휴, 대충 말하기도 귀찮을정도의 시나리오다. 여튼 일반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비정상적인 일들로 이루어져있다. 나이 먹을대로 먹은 아이가 사람의 죽음이란 개념과 기차라는 존재를 모르고, 이 딸이 만나는 아줌마는 지나치게 시체와 박제를 사랑하고, 등?

 하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봐서는 암것도 얻을수 없다. 뭔가 이상하고 덜 엮여졌다는 기분만 가지고 끝내게 된다. 저 아이의 시선으로 돌아가서 보게 된다면 훨씬 많은것을 얻게 될 것이다. 항상 즐거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아이가 어느 시골에서 떠나는 환상여행이라고 봐야될것 같은.

 그렇게 봐도 이 영화는 꽤나 단점이 많다. 영화중에 나오는 이쁜 색감이나 실감나는 배경처리나, 괜찮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너무 빠르게 결론을 짓는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여름방학때 일기 하나 못쓰다가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후다닥 써버리는 느낌? 개인적으로 마무리가 지나치게 빠른 영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이 영화에도 그렇게 후한 점수를 주고싶진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는건 바로 이 영화의 핵심적인 주인공인 조델 퍼랜드 때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뭐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환상이 세계를 신나게 헤엄치는 연기를실감나게 보여주었다. 마지막에,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깨어지는 순간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연기를 하는 모습은 어찌나 귀엽던지. 이 영화는 솔직히 조델 퍼랜드의 연기 보는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다. 미래의 기대주의 성장과정을 보는 느낌이 들테니까.

 

덧1. 사실 난 영화에 집중을 못했다. 중간에 저 주인공 꼬맹이가 잼을 퍼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갑자기 벌레들이 마구 기어다니는 바람에..벌레를 정말 혐오하는 난 도저히 참지를 못하겠더라.

2009년 2월 17일 화요일

본격적으로

 긴장되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한다. 입대전의 남자들이 미친듯이 긴장하고, 후회하며, 떠는 시기. 난 그 시기를 보내고 있다. 놀때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편하게 놀아버리지만, 막상 모든게 끝나버리면, 그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 마치 머리가 텅 비어버린 마냥, 시간이 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될까.
 
 2달전에는, 누구나 가는거 편하게 가면 되지. 라는 마음을 먹고 지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게 잘 안된다. 언제 수능치지 하면서 가슴졸였던 고3과 재수시절에, 정말 수능치는 날이 올거 같지도 않았는데, 눈을 감고 떠보면 난 수능을 치러 가야하고..그때와 똑같다고 해야될까. 온몸에 소름이 마구 돋고, 춥지도 않은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떨고 있고. 잠자는 시간은 점점더 짧아만지고.

 예전에는 새벽 1시쯤 되면 졸려서라도 이불깔고 누워있었는데, 요새는 새벽 3시반까지 그냥 아무일도 안하고 그대로 있는 것이 예사처럼 느껴진다. 그럴수록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 잠이 줄고. 사회에서 1분 1초라도 더 있고만 싶어하는 내 몸 최후의 발악인가.
 
 다음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리그의 개막, 새로운 학기, 개강, 개학, 복학, 월드컵, 내가 빌린 책의 대출기간, 누군가의 생일, 마계대전..한동안은 내 인생에 없을 것들이다. 무심코 드라마 예고를 보고 있는데 시작시간이 내가 입대한 후거나, 내가 책을 빌렸을때 들려오는 반납일이 내 입대후거나. 이럴때면 무심코 내가 입대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느끼게 된다.
 
 누군가를 만나고, 만나서 무언가를 하고, 하고 싶은걸 모두 다 해야하고, 이런 마음의 부담들이 점점 늘어만 간다. 어머니 말씀대로 훌훌 털어버렸으면 참 좋으련만, 난 아직 그러질 못하고 있다.

 

2009년 2월 16일 월요일

난 이런게 싫어요.&난 이런게 좋아요.

되도 않는 사랑타령, 검은색 모피코트를 입고 입만열면 천박한 땅얘기 애새끼 성적얘기, 머리에 아무것도 든게 없는 대학생, 따뜻한 음식안에 나도 여기 껴줘 하고 외치는것 같은 오이, 싸이월드란 가식사이트에 가면 볼수 있는 유치한 사랑타령, 혈액형 이야기, 좃선 중앙 동아 문화일보, 신문같지 않은 신문들, 남이 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식의 마인드, 취향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회, 다른것과 틀린것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 바밤바, 너도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미친경쟁, 이명박, 이명박 아래에 있는 대부분의 관료들, 되도 않는 엘리트주의, 꾸역꾸역 넣고있는 내 입에게 미안해 질 정도로 맛대가리 없는 음식, 군대, 매너를 지키지 못하는 아저씨들, 술먹고 술주정 더럽게 부리는 사람들, 포르노를 진리마냥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쓰레기 마초들, 여자들도 군대가라는 별 시덥잖은 소리나 찍찍 내뱉는 사람들, 맹신, JMS, 한국에 범람하는 그곡이 그곡마냥 판박이인 대중가요들, GS가무단,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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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나열한 것들을 제외한 음악들, 성남FC, 내 주변에서 나를 믿어주는 수많은 사람들, 트랜스, 일렉트로니카, 내가 선택한 길, 광고, 내 옆에 있는 팔리아멘트 라이트, 책들, 내 MP3, 아름다운 아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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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써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삼성역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우연히 아줌마들의 얘기를 듣다가 생각났다. 모피코트를 입고, 안경을 껴서 약간 인텔리처럼 보이고, 얼굴엔 약간의 살들이 적절히 붙어있어서 참 복스럽게 생겼다 싶은 아줌마들이었지만 그들입에서 나오는 말은 자식의 성적얘기, 서로가 친하게 붙어있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암투와 경쟁, 그리고 분당과 강남구의 땅값등 천박하기 그지 없었다. 뭐 먹고 살려고 그런다, 니들이 나이들어봐라 나같이 안되나, 등등의 온갖 핑계를 대서 내 입을 막으려 한다면 어쩔수는 없지만, 난 아직 이런걸 증오하기엔 충분한 나이라 생각된다.
 
 여튼 저러한 광경을 보고 그 자리에서 내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싫어하는 것은 술술 튀어나오는데 왜 좋아하는것은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일까? 좋아하는게 얼마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저 위에 나열한 것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너무 잘 대변해 줘서 그런것일까.

K리그 팀의 겨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3

어제는 글쓰다가 갑자기 피로와 함께 급회의가 몰려와서 못썼습니다. 마저쓸게염.
 9. SK
 지난시즌 알툴의 SK는 매력적인 축구를 하는 팀이었다. 정해성 시절의 재미없는 축구란 이미지를 벗고 알툴의 패싱축구로 인해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알툴이 데리고 온 용병 호물로가 있었는데, 그 호물로가 부산으로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조진수도 울산으로의 이적설이 나돌고 있고. 이에 대해 알툴은 브라질에서 온 용병으로 메우려고 하는데, 과연 이 용병 둘이 호물로만큼의 역할을 해줄지가 미지수이다.
 반면 수비는 알차게 보강하였다, 비록 이정호를 내줬지만 '국가대표'수비수 강민수가 가세하여 나름 국대라인을 구축하게 되었다. 공격은 인천에서 오랫동안 뛰던 방승환을 데려왔지만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이다.
 10. 전남
 물갈이를 정말 많이 한 팀. 뭐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시몬, 헤나토, 싸빅과 많은 선수들을 쫓아내고(ㅈㅅ..별로 알려진게 없네요.)강용을 강원으로 보내는 한편, 멀티플레이어인 송정현을 잡지못할 위기에 놓였지만, 이 와중에도 여러방면으로 보강을 하였다. 비올때면 잘한다고 수원빠들이 그렇게 외치는 안효연(정작 내가 봤을땐 별로던데 -_-;)을 수원에서 데리고 오고, 기량의 하락세가 눈에 띄는 김영철과 지난시즌 경기출장을 거의 못한 이정열을 성남에서 데리고 오고, 또 박항서가 아끼던 정윤성도 경남에서 데리고 왔다. 그나마 괜찮다고 보는 영입이 지난시즌 부산에서 날아다니던 김승현을 다시 전남으로 불러들인 것 말고는 별다른 좋은 이적이 없어보인다.
 이들을 잘 조련만 한다면 좋은 팀을 만들어 낼수 있겠지만, 제대로 조련하지 못할시에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것 같아 살짝 걱정된다.
 11. 대구
 작년 미칠듯한 공격축구로 대구 지지자들의 똥줄을 수십번은 태웠던 변감독. 과연 그가 올해도 공격축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일단 이근호는 이적이 확실하지만 몸값이 너무 높은지라 어디로 갈지가 미지수인 상황이고(항간의 설에는 유럽의 팀에선 관심이 없는데 에이전트가 스스로 떡밥을 날리는 거라는 소리도.) 장남석, 이근호와 함께 대구의 공격을 이끌었던 에닝요, 그리고 이들을 미드필더에서부터 지원한 하대성, 이들의 뒷처리를 묵묵히 담당했던 진경선까지, 죄다 전북으로 가버렸다. 게다가 수비를 이끌던 황선필 마저 광주로 입대했고, 또 다른 수비의 축인 황지윤 또한 대전으로 이적했다. 서브로 자주 나오던 문주원과 수비수 조홍규는 각각 강원과 포항으로 이적하였다.
 일단 SK에서 조준호를 데리고오고, 중국 국대급 수비수인 펑샤오팅과 작년에 좋은 활약을 보여준 한정화를 데리고 왔지만, 이들이 과연 수비와 공격 두 부분에서 지난시즌 다른 선수들이 보여줬던것 만큼의 역활을 해줄런지는 미지수이다.
 12. 부산
 전반기에는 황감독이 시행착오도 겪고, 이래저래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후반기 들어서 수원과 비기고 GS를 홈에서 잡는등, 고춧가루 부대로서의 역활을 제대로 해줬던 팀. 올해는 더욱더 기대된다. 일단 안정환이 미국진출을 알아보며 팀을 떠났고 김승현이 전남으로 돌아갔으며, 지난시즌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던 한정화가 대구로 떠났고, 부산의 수비를 이끌었던 배효성도 상무로 갔지만, 반면에 포항출신 수비수 이정호를 영입하고, 지난시즌 SK의 축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호물로와 울산의 유망주 양동현이 부산으로 들어왔다.
 올시즌 정성훈이 황감독 밑에서 환골탈태한 것처럼 양동현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지, 개인적으로 국내선수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승현이 내년엔 많이 중용될런지, 이래저래 관심을 간다.
 13. 대전
 지난시즌 정말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대전. 김호감독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 팀의 레전드라 불릴만한 선수들을 거의다 내치고 김호의 아이들이라 불리우는 선수들을 영입해왔다. 비록 지지난시즌 6강 플레이오프란 기적을 이뤄냈지만, 그 이후 그 기적을 이끌던 선수들 태반이 다른 팀으로 가버리고, 여튼, 지난시즌은 참 우울했다.
 올해는 남들보다 일찍 동계훈련을 시작하며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지만, 어떻게 될런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우선 대전의 주장이었던 희대의 천재 고종수가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하였고, 지난시즌 서브로 출장해 괜찮은 움직임을 보여줬던 김민수는 인천으로, 나름 잘 활약하였던 김용태나 이동원 같은 선수들도 울산으로 떠나버렸다. 게다가 바우텔이나 셀미르 같은 선수들도 계약기간 만료로 팀을 떠나고.
 물론 드래프트로 박정혜 같은 좋은 자원을 영입하고, 상무에서 뛰던 김호의 아이들 고창현을 데리고 왔지만, 과연 어떠한 모습을 내년에 보여줄지는 확실하게 감 잡기가 힘든 팀이다.
 14. 광주.
 올해 정말 착실하게 선수를 보강한팀. 비록 광주의 얼굴마담이었던 김승용이 팀을 떠나고, GS출신의 팀의 주축들이나 여타 선수들이 많이들 떠났지만, 올해 훨씬 괜찮은 선수들이 들어왔다. 우선 지난시즌 슈퍼서브로 팀 공격을 풀어주던 최성국이 들어갔고, 수비부분에서는 박병규, 장현규, 황선필등, 각팀에서 주전, 혹은 준주전으로 뛰던 선수들이 들어와서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결할수 있을듯 하다.
 

2009년 2월 15일 일요일

데이빗 오길비, 그리고 내 꿈.

  아는 형님의 차를 타고 가다가 이 사인을 우연히 발견했다. 누구의 것이냐 여쭤보니 친구분 회사에서 쓰는 파일이라고 하셨다. 그 밑에는 Lee&Jang 어쩌고하고 자잘하게 이것저것 써있었지만 내 눈에 들어온건 저 사인 하나 뿐이었다.

 데이빗 오길비. 모든 카피라이터의 전설. 자신이 광고를 맡은 회사의 물건만을 쓰는 철저함이나, 그가 광고를 만드는 자세등, 내가 그 모든것을 본받아야 할 사람.

 그의 저서인 '데이빗 오길비-광고 불변의 법칙.'은 내 인생의 바이블이었다. 몇십번이 넘도록 읽었고 그 책에 나오는 모든것을 따라하고 싶었으며 중요한 부분은 몇번을 다시 읽었다. 설혹 나의 꿈을 잃어버렸을때 난 이 책과 김규항의 저서를 도서관에서 읽으며 무너질거 같은 내 자신을 바로잡았다.

 사실 나의 예전 꿈은 광고를 만드는, 그게 안되면 AE같이 광고 제작에 참여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모르겠다. 언제부터 그 꿈을 잃고 살았는지, 하지만 확실한건, 내가 그 꿈을 잃은 후로 내 삶을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내가 되고 싶었던 것, 내가 할수 있을만한 것..이 모든것을 잃어버린 난 망망대해 앞에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는 거대한 선박에 다름없었다.
 
 다시한번 내 꿈을 믿고 잡아본다.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잃어버린 꿈을 다시금 살려준 저 파일에게 감사하며..

K리그 팀의 겨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2

 7.인천
 올시즌 상당한 변화를 몰고 왔는데도 의외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팀. 아무래도 전북이 이적시장에서 불어댄 후폭풍이 상당해서였을까, 인천도 의외로 알차게 보강을 해왔는데 정작 그렇게 주목을 받지를 못한다. 일단 인천의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는 장외룡감독이 J리그 오미야로 떠났다. 더불어서 라돈치치 역시 손대호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성남으로 건너갔고, 인천팬들의 사랑을 받던 방승환도 SK로 떠났다. 공격진에서 이래저래 손실이 많긴 했지만 다른 영입을 통해서 또다시 보강을 해냈다. 일단 K리그 최다 득점자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우성룡이 인천으로 왔고, 지난시즌 대전에서 뛰면서 가능성을 보여주던 김민수와 라돈의 파워와 데얀의 스피드를 갖췄다는 새용병 드라간 카디코프스키도 합류했다. 미드필더 진 역시 별다른 누수 없이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는데, 일단 지난시즌 전성기의 폼을 되찾아 가는듯 했던 도화성과 확실한 홀딩능력을 보여주는 손대호가 인천으로 왔다. 거기에 아시안 쿼터제를 활용하여 뉴캐슬 제츠의 주전윙백이자 호주국대인 제이드 노스 또한 데리고 왔다. 드래프드에서도 꽤나 괜찮은 선수를 뽑았는데, 작년 추계대회에서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홍익대 소속의 유병수가 인천으로 왔다.
 이 좋은 자원들을 활용해야할 페트코비치 감독의 용병술에 따라 내년시즌 순위가 바뀔듯 하다.
 8.경남
 지난시즌 막판에 전북, 인천과 치열한 플옵진출경쟁을 벌였던 경남은 올시즌 별다른 보강없이 시즌을 진행하는 모양새이다. 박항서의 사랑아래 07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정윤성은 지난시즌 2군으로 추락한후 다시 박항서의 품안으로 들어갔고, 좋은 재능을 가진 멀티플레이어이지만 유리몸이란 심각한 단점을 안고 있는 김진용은 김동현과의 트레이드를 통해서 성남으로 갔다.
 반면 지난시즌 살짝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골키퍼자리를 김병지라는 믿을만한 골키퍼로 메웠고, 공격진에 김동현이란 파워좋은 스트라이커를 보강하며 김진용의 빈자리를 메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동현은 자신에게 골이 집중되거나 혹은 상대방을 몰아주는 모습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니 김동현과 김동찬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김동찬에게 골을 집중시킨다면 좋은 공격루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미들진과 수비진에서 별다른 누수가 없었으나 김동현이란 좋은 공격재능을 또 새로 얻었으니 올시즌 경남의 움직임이 많이 기대된다.


 에휴, 어제는 글이 잘만 써지더니 오늘은 마구 엉킨다. 피곤해서 그런가, 다른 글을 쓰고 싶어서 그런가?
여튼. 내일 다시 쓸게요. ㅠㅠ
 

2009년 2월 14일 토요일

연고이전에 대한 소견.

 솔직히 내가 연고이전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할 입장은 못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지하는 소위 성남이란 팀도 천안을 버리고 연고이전을 감행한 팀이니까. 뭐 서포터들이 연고이전을 어디로 할까 하고 재기도 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뭐 모든 서포터들이 그랬으랴 싶기도 하고. 여튼, 이런 내가 연고이전이 이러쿵 저러쿵 하는건 어찌보면 정말 웃기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래저라 하고 싶은 얘기기도 하고 해서 어렵게 꺼내본다.

 각 스포츠팀은 지역의 지지를 받고 커간다. 아랍의 돈이 넘실대는 EPL이나, 선수 한명의 연봉이 몇백억, 몇천억을 넘어가는 MLB나, 축구리그의 모범이라고 평가받는 분데스리가나, 모두 지역의 지지 아래에 커왔고, 지금도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 물론 돈 많은 구단주가 팀을 사서 그 팀에 말도 안되는 투자를 하는 경우가 근래들어 잦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연고는 아직까지 모든 스포츠팀의 뿌리가 되어주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연고이전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야구단같은 경우만 봐도 우리히어로즈의 서울연고진입시도(결국 해냈지만 모기업이 손을 놓아버리면서..)나 과거 자행되었던 이러저러한 연고이전 사례들. 그리고 축구판에서는 GS와 SK, 그리고 나의 지지팀 일화의 연고이전사례등. 무수한 연고이전들이 자행되고 있다.

 그 뿌리는 전두환 정권시절 대충만들어진 리그에 있다고 본다. 야구, 축구 모두 제대로 된 구장 하나 없이(특히 축구. 1986년때까지 국가대표팀은 잔디구장이 아닌 흙구장에서 연습을 했다고 함. 그만큼 척박하기도..)3S정책의 일환으로 실행된 리그는 지역민들의 지지와 관심이 뒷받침 되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업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딱히 연고의식조차 없고, 뭐 그런?

 본격적인 연고의식이 정착되었던건 1996년이라고 알고 있다. 수도 공동화 정책을 통해서 그당시 서울에 있던 유공, LG, 일화등의 팀이 각각 부천, 안양, 천안 등으로 내려갔고, 수원이 창단되고 하면서 연고지가 정착된것으로 알고 있다. (그 전에는 유랑구단마냥 이곳저곳에서 경기하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이래저래 연고의식이 싹을 틔워가던 즈음, 자랑스러운 나의 지지팀 일화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시의 열악한 지원이나 후진 경기장 등등 별의별 이유를 다 대지만 나의 지지팀이 한 일은 패륜짓이 맞다. 아무리 뭐라고 웅얼거리고 중얼거려봐야 살인을 살인이라고 판명내지 않을수는 없는것 처럼. 뭐, 그래, 좋다. 우리팀이 천안에 있었을때는 암흑기고 경기장에 관중도 안왔다고, 경기장에서 오밤중에 자동차 라이트 켜서 경기하고 나중에는 동전던지기로 결과 정하고, 뭐 등등, 별의별 변명들이 많긴 하다. 여튼 그래서 연고이전을 했다고, 골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안양과 부천의 경우는? 두팀 모두 K리그에서 내노라 하는 서포터즈를 지니고 있었고, 특히 안양은 축구도시라고 할 만큼 엄청난 지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떠나버리고 말았다. 더 큰 연고지를 향한 갈망이었을까, 뭐였을까.

 아..원래 하려고 했던 말은 이게 아니었는데. 내가 하고픈 얘기의 골자는 연고이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뤄져서는 안되며, 만일 연고이전이 실행될 시에는 그에 따른 철저한 보상과 반성, 사과가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우리나라같이 기업연고가 우선시 된 리그에서, 연고이전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다. 아직까지 구단의 수익에서 지지자들이 창출해내는 이윤은 얼마 되지 않고, 기업의 지원없이는 모두가 사라지고 말아버리는, 이런 구조속에서 연고이전은 더욱더 쉬워지기 마련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구조속에서 기업구단들은 연고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기업의 이익에 따라 행동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모든 스포츠팀은 연고지의 지역민들을 기초로 했을때 진정으로 수익을 내고 팀을 운영하고 팬들이 봐주러 오는 것이다. 롯데의 만원관중도, 수원의 그랑블루도, 처음은 지역민들의 사랑으로 시작된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이들 연고이전한 구단들이 오히려 정통성을 가질때가 아닌가 싶다. GS가 연고이전한뒤 있어온 기간이 안양에서 머물렀던 기간보다 길어질때, SK가 제주에서 머무른 기간이 부천에서 머물렀던 기간보다 길어질때, 더이상 북패와 남패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을것이다. 그 유명한 EPL의 구단 아스날도 연고이전팀이었단 사실을 아는가? 근데 지금 누가 아스날은 패륜이라고, Judas라고 부르는가?

 원래는 더 쓰고 싶은 말이 더 많았는데, 밤이 깊어져서 그런가, 점점 글쓰기가 힘들어지네.

한국과 일본의 안티패륜콜.


-한국의 안티콜.
 K리그의 안티콜로 제일 많이 알려진 안티패륜콜. 주로 수원의 서포터들이 많이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안티콜중에서는 제일 괜찮다고 생각함. 입에도 착착붙고. 원곡이 Dario G 라는 축구음악을 많이 만드는 뮤지션의 Carnival De Paris인데, 이 곡은 섭팅할때도 많이 쓰인다. 심지어 이 패륜콜의 대상이 되는 GS(!)에서 조차 이 콜과 유사한 콜을 쓰고 있으니, 말 다했지;
 물론 패륜은 패륜이 맞긴 하지만 대놓고 패륜이라고 부르는 콜을 아이가 따라부르는 모습을 보면 좀 식겁하기도 한다.

 
-일본의 안티콜.
 요미우리 풋볼클럽-베르디 가와사키-도쿄 베르디..바뀐 이름도 셀 수 없이 많은 현 명칭 도쿄 베르디라는 팀을 지역 라이벌인 FC도쿄가 안티하는 콜. FC도쿄 애들이 도쿄 베르디를 비꼬기 위해서 연고지 이전 이들의 팀인 베르디 가와사키 콜을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 한국으로 치자면 크리그에 올라온 서유가 GS를 반대하기 위해서 경기장에서 슈퍼파워안양을 외치는것과 같다고 할까? 걘적으로는 수원도 GS전에서 슈퍼파워안양을 외치면 꽤나 재밌어질거 같은데..ㅎㅎ 자존심상 그러진 않을거 같다.


히틀러에 대한 단상.

 중3말, 고1초때 히틀러라는 인간에 대해서 꽤나 관심이 많았다. 한동안 히틀러에 관련된 책만 읽을 정도로 그에 대해서 꽤나 탐독했었고, 그가 대중을 선동하기 위해서 행했던 움직임들(대부분이 괴벨스의 작품이었지만)을 보고 참 대단하다 싶었다. 좋은뜻이 아니라 나쁜뜻으로.(그의 사상에 찬동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 사상대로 가자면 난 청소해야 할 대상인데.)전후 패배의식과 혼란에 빠진 독일국민을 하나로 모았고 결과적으로 집권에 성공했던 그의 모습과 그러기 위해서 괴벨스가 했던 선전활동은 광고인을 꿈꾸던 나에게 최소한 참고할만한 자료가 되기도 했다.

 모르겠다. 난 그를 동경했을지도 모른다. 힘도 없고 친구도 없던 나에게 히틀러가 보여준 모습은 일종의 롤모델이 되었다고, 지금에 이르러 회상해본다. 전체라는 것이 보여주는 일사불란한 아름다움, 모든이가 한 사람의 목소리에 맞추어 행동하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던 것들. 아마 힘이 없었고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나에게 그것은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 아니었나 싶다. 저 속에 끼고싶다는 생각, 혹은 내가 저 위에 올라서서 히틀러같이 지휘하고 싶다, 는 일종의 부러움?
 
 그의 대한 환상이 깨졌던건 언제였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에서는 친히틀러적이라 비판받았던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과 히틀러 최후의 13일을 기록해 놓은 책을 보고 그렇게 된것같다. 그의 위선과 그의 비뚤어진 모습, 마지막에 보여줬던 히틀러의 약한 모습들과 그의 괴상한 취향등. 알고보면 히틀러 주변 인물들도 뭔가 알수 없는 미스테리에 휩싸인 인물들이며 자신의 열등감을 히틀러가 제시한 청사진의 기폭제로 사용한 인물들일뿐이라는 것. 그들이 그렇게 완벽한 것은 아니었으며, 정작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생각했던 히틀러도 절대적인 지지가 아니라 다수결에 의해서 선택되었다는 사실. 틀림없이 히틀러의 반대세력은 있었다는 사실 등등.

 어쩌면 난 히틀러란 환상뒤에 숨어서 나를 히틀러에 대입하고 싶었던 유약한 인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현실도피라고 할까. 물론 지금이라고 내가 유약하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미치광이 독재자에 자신을 대입하고 싶을만큼 유약하진 않다고 본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나 나의 투쟁을 빌려놓고 잠시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덧.내가 울트라스들의 퍼포먼스를 좋아하는건 그때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런가. ㅎㅎㅎ
 

2009년 2월 13일 금요일

K리그 팀의 겨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1

1.수원
 올시즌 돈이 없다고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그래도 나름 알차게 보강한 모양새다. as모나코로 가버린 조원희의 빈자리는 어찌 메울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바스코 다가마 주장이었다는 알베스와 중국리그에서 날리던(하지만 팀이 공중분해..=_=)리웨이펑을 데리고와 수비를 어느정도 보강했고(물론 리웨이펑의 성질은 좀 죽일 필요가 있어보인다.), 울산에서 이상호를 데리고 와서 공격도 알차게 보강했다. 개인적으로 신영록이 있던 수원은 공격수가 지나치게 많아서 굳이 공격수를 보강안해도 되고 지금의 수원공격수가 딱 적당하다 싶었는데, 또 내 생각이랑은 다른지 이상호를 영입해왔다. 공격쪽에선 어디에 맡겨놔도 잘하는 선수가 이상호니 수원도 꽤나 유용하게 쓸듯.

2.GS
 딱히 영입을 하진 않았지만 이래저래 용병에 관련된 떡밥만 무성하다. 뭐 필리핀 유망주를 데리고 온다느니 뭘 한다느니 하는것들? 그리고 김은중을 내치겠다는 소리? 하지만 김승용 한태유등 준척 자원들이 상무에서 들어왔고 그들의 귀환이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것 같다. 이들의 귀환이 있었기 때문에 입네슈도 맘놓고 김은중을 다른팀으로 보내버린것이 아닐까, 싶다. 걘적인 생각에 GS2군 선수들은 몇명 더 풀어도 별 상관 없다고 보는데..

 3.울산
 올 겨울을 상당히 암울하게 나고 있는 팀중 하나. 지지자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어쩌겠는가. 일단 지난시즌 자기 몫을 다 해준 브라질리아가 포항으로 떠났고, 울산의 수비를 이끌던 박동혁은 감바로, 박병규는 상무로, 그래도 나와서 간간히 골도 넣어주던 우성룡은 인천으로, 지난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유망주 이상호는 수원으로..전반적인 누수가 눈에 띈다. 이를 막고자 영입한 선수가 이동원에 김용태..미안한 말이지만 브라질리아와 박동혁의 네임밸류에 비하면 좀 많이 떨어진다.

 4.전북
 올시즌 보강을 정말 착실하게 한 팀. 작년 후반에 보여줬던 최태욱, 정경호, 루이스를 축으로한 빠른발을 이용한 역습은 정말 타팀에게는 공포와 다름이 없었는데 올해는 그 세명중 하나인 정경호를 강원으로 보내고 김상식, 이동국과의 트레이드로 내준 문대성과 홍진섭을 뺀 후에 그 보강을 정말 착실히 하고 있다. 비록 조재진은 나갔어도 성남에서 실전감각을 익힌 이동국(..아오..ㅠㅠ)을 영입했고, 지난시즌 대구의 공격축구를 이끈 에닝요와 하대성, 그들을 뒤에서 받쳐줬던 진경선까지 영입했고, 거기에 비록 기량이 떨어지긴 했다고는 하나 경기 조율능력에서는 아직까지 K리그 탑클래스를 자랑하는 식사마를 영입했다. 공격과 미드필더쪽에서 보인 약간의 누수를 엄청난 보강으로 메웠고, 오히려 수비에선 하나의 누수도 없이 작년 수비 그대로 갈듯 싶다. 작년 초반의 부진이 때늦은 선수영입으로 인한 조화의 부재였다고 하면 일찌감치 선수영입을 마감지은 올시즌은 어떤모습을 보여줄지 꽤나 기대되는 팀.

 5.성남
 원래 내 지지팀이니까 제일 먼저 쓰려고 했는데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순위별로 쓰느라 여기에 밀려버렸다. 여튼, 지난시즌 성적부진(?)의 책임을 안고 사임하신 김학범 감독님의 뒤를 이어서 성남의 레전드인 신태용감독이 새로 부임하였고, 새로 부임한 감독답게(?)엄청난 폭풍을 몰고왔다. 작년 득점왕인 두두, 성남맨이라고 해도 다름없는 모따, 그리고 야심차게 지난시즌 중반에 임대한 아르체등을 전부 방출시키고 올시즌 FA선수들중 장학영 이외에는 잡지도 않았다. 그 결과 손대호가 라돈치치와 트레이드 되어 인천으로 떠났고, 김동현은 김진용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경남으로, 신태용의 뒤를 이을 성남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상식과 이동국도 홍진섭, 문대성등 2명의 유망주와 트레이드, 지난시즌 거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정열과 노쇠화를 보여주던 김영철은 전남으로, 거기에 지난시즌 말 아르체의 중용에 대한 항명으로 상무에 입단한 최성국까지. 김학범 감독님의 유산을 거의다 쓸어버리다시피 날려버렸다.
 대신 박주영과 신인왕 경쟁을 하던 경남의 프렌차이즈스타 김진용, 05년 울산우승에 큰 역할을 한 이호, 애들레이드의 주전수비수인 사사 오그네노브스키, 전북의 유망주 홍진섭과 문대성, 헝가리에서 뛰던 이형상 등을 영입하였다. 이에 따라 전술도 크게 바뀌었는데, 학범슨의 부임이후 꾸준히 밀고가던 4-3-3포메이션 대신에 4-2-3-1 전술을 내세우고 있다. 아니, 4-2-3-1이라기 보단 4-4-1-1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우선 수비에는 올시즌 드래프트를 통해서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을 많이 내세우는 듯 하다. 오른쪽 윙백에 문대성과 중앙 수비수중 한명인 조병국외에는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을 이래저래 많이 기용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인다. 골리도 정성룡의 공백을 이래저래 다른 선수들로 메우는 모습이다. 반면에 미드필더와 공격은 거의 변함이 없어보인다. 일단은 투볼란테를 기초로 하여 김철호와 이호가 주전이고, 공격진에는 홍진섭, 모따, 조동건, 라돈치치가 거의 고정으로 나오고 있다. 주로 윙으로 뛰는 홍진섭과 미드필더로 뛰는 모따를 제외하고 라돈치치와 조동건이 위치를 바꿔가면서 자주 나오니 거의 4-4-1-1로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다.
 올시즌 과감하게 우승을 목표로 삼은 신태용 감독님. 솔직히 올시즌과 다음시즌 성적은 별로 기대하지 않으니 팀 리빌딩과, 구단의 전체적인 체질개선을 부탁드립니다. 제발..ㅠㅠ
 
 6.포항
 파리아스 감독의 패스를 기본으로한 조직력의 축구가 올해도 빛을 발하련지. 이팀도 전력 누수가 꽤나 심한편이다. 공격진에선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작년 포항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던 조성환이 삿포로로 떠났고, 최효진과 함께 양쪽 윙을 박살내던 박원재도 오미야로 떠나버렸다. 게다가 서브자원으로 충분히 활용가능한 장현규 조차도 상무에 입단해버렸다. 대체선수로 브라질리아, 조홍규, 김태수등을 데리고 왔다지만 과연 조성환과 박원재가 맡은 롤을 충분히 해줄수 있을런지 의문. 포항의 3-5-2전술이 그대로 유지될런지도 관심.

 쓰다보니 이래저래 성남에 관한 얘기만 줄줄이 쓰게 되었는데, 일단 쓴 순서는 최종 순위대로 썼다. 제대로 되지 않은것 혹은 태클은 과감히 받고 나중에 악플로 보답..이 아니라 정중하게 받겠습니다. ㄳ
 2편은 내일 이시간에 계속~

잘 다녀 왔습니다.

글을 이것저것 쓰려고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런가 손만 마구 빨라지네요.

 

지금 도서관인데 있다가 집에 들어가서 다시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손이 왜 이렇게 엉키는지 모르겠네요;

2009년 2월 10일 화요일

시골가요.

 딱히 시골이라 뭉뚱그리긴 좀 그렇지만.
창원-진주-거창을 거쳐서 집으로 가는 여정. 가는길 중간중간에 할아버지 할머니 증조할아버지 산소도 들릴예정. 아무리 인생이 막장이라도 입대전에 조상님들께 인사는 하고 가는게 예의가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금요일날 귀환 예정이구요, 가는곳에 인터넷이 깔려있을지 안깔려있을지 조차도 미지수라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당분간 안녕~

2009년 2월 8일 일요일

용산역.

 어제 근형님께 책 드리고 가는 길에 운 좋게 형님 차를 얻어탈 수가 있었다. 용산에 컴퓨터 사러 가신다길래 거기까지 가서 돌잔치에 가야겠다 싶어서 같이 갔었다. 내려서 홀로 컴퓨터 상가와 아이파크 몰을 거쳐 버스를 타러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파크 몰에서 길을 건너 가는 길에 보니 뭔가 빨간 불빛이 아른거리는 듯 했다. 뭐지, 하는 마음에 봤더니..그곳은 다름아닌 창녀촌이었다. 동대문서였나, 어디 서장이 장안동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과정에서 성매매 단속 시너지를 일으켜 대부분의 창녀촌이 문을 닫은 줄 알았더니 그곳은 왠일인지 살아있었다. 평소에 여기에 그러한 곳이 있었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내 눈으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뭔가 신기하다는 감정보다는, 소름이 끼치고 기분이 더러웠다. 소위 몸파는 직업여성들에 대한 더러움과 같은 감정이 아닌 뭔가 잘못 되었다 싶은 이 사회에 관한 감정이었다. 틀림없이 길 건너, 아니 굳이 길을 건널 필요도 없이 그곳에서 역쪽만 바라보아도 거대한 아이파크몰이 버티고 있었고, 그곳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선 일반인(?)들이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길을 가고 있었다.

 

 저 화려한 아이파크 몰, 그리고 조금만 길을 가면 널려있는 고층 빌딩들, 아무일도 없는 양 행복하게 지나가는 사람들, 그 이면, 어두운 곳에는 저 건너편에서 길을 가고 있는 아가씨들과 아무런 차이도 없는 직업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여성들이 몸을 파는 곳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아이가 할머니 손을 잡고 걷고있었다.

 

 물론 직업여성중에도 자신이 원해서 파는 여성이 있다는 사실도 얼핏 듣기는 했으나, 일반적인 직업여성들은 인생 최후의 보루에 몰려서 어쩔수 없이 자신의 몸을 파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곳과 으리으리한 건물들이라니. 왠지 현재 한국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나타내는듯 하여 기분이 많이 씁쓸했다.

 

 덧.용산역에서 좀만 더 내려갔더니 참사의 현장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더욱 씁쓸했다.

2009년 2월 7일 토요일

Patti Austin-Say You Love Me


  원래 내가 들으려고 들은 노래는 아니었다. 아는 동생놈이 배경음악을 이걸로 하나만 사달라고 하길래 사주고는 도대체 무슨 노랜가 싶어서 들어보러 갔는데 노래가 꽤나 괜찮았다. 노래 가사는 밝고 괜찮은데 노래가 좀 우울하다고 해야되나, 전형적인 R&B라고 해야되나, 여튼, 참 들으면 들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동시에 사람을 많이 우울하게 만들 수 있는 노래 같다.

 개인적으로 중간에 나오는 휘파람 소리를 되게 좋아한다. 왠지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고 안정되는 한편 어딘가 우울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될까.
 
 노래를 부른 Patti Austin이란 사람에 대해서 찾아보니 뭐 별다른 말은 없는듯 했다. 특이사항은 할렘가에서 태어났고, 존 트라볼타 같은 사람이랑 영화도 찍고, 자넷 잭슨, 마이클 잭슨이랑도 같이 노래부르고, 등등? 아, 위장절제술을 받아서 살을 빼느라 5년동안 칩거했다는 얘기도 조금 인상깊었다.

2009년 2월 5일 목요일

아내가 결혼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상당히 주의깊게 읽어서 이게 개봉하면 꼭 영화관에 가서 봐야지! 했는데, 수능끝나고 이것 저것 한답시고 정작 영화관에선 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새벽 2시 반까지 집에 앉아서 봤다.
 
 스토리는 다들 알 것이다.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 한명이, 한사람과 결혼하고 한사람과 결혼하는, 뭐 그런?
개인적으로 영화는 참 재밌게 봤다. 인아역의 손예진이나, 덕훈역의 김주혁이나, 둘다 소설속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들이었다. 아내의 2번째 남편도 역시 그랬고. 개인적으로 소설을 영화화 한 영화는 왠만하면 소설의 재미를 망치지 않거나 지나치게 원작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싶은데, 이 영화는 그 기준에 미뤄 봤을때 꽤나 잘나온 영화이다. 소설의 스토리와는 거의 다를바가 없는(물론 마지막에 친자확인서를 돌잔치때 던져버리는건 단지 덕훈의 상상으로만 끝나는 이야기긴 하지만, 그리고 원래 마지막에 한국에 돌아온 인아와, 인아의 2번째 남편과 같이 뉴질랜드로 떠난다.)내용도 좋았고, 아까전에 말했던 적절한 캐스팅도 좋았고.
 
 영화나, 소설이나, 워낙에 센세이셔널 했던 작품들이니까 그것에 관해서는 여기까지만 말하도록 하겠다. 정작 말하고 싶은건 내가 영화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바로 ' 내가 저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것이다. 물론 인아라는 캐릭터는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서 정말 말그대로 해태나 유니콘 마냥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인물이긴 하지만, 만약에 내게 그런 일이 닥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홀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부모님도 모르고, 정작 그녀와 나, 그리고 그 남자 오로지 셋이서만 비밀을 공유할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 그런것 아닐까.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게 덕훈보다는 오히려 인아 쪽에 맞아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소설을 봤을때 인아가 과거의 예를 들면서 일부일처제를 비판하던 페이지를 상당히 유심히 읽어서 그런지, 왠지 참을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녀는 다른 남자도 같이 사랑한다 그러고, 그런데, 그녀가 누구에게나 잘하고, 싹싹하고, 모두가 마음에 들어한다면? 그리고, 나도 질투는 나지만 그녀를 버릴수 없다면?

 물론 난 아직 연애를 못해봐서 덕훈의 감정을 제대로 못 느낄지도 모른다. 솔직히, 사랑하던 사람이 뭐만 한다고 해도 가슴이 철렁 하곤 했던게 나였으니까. 작은 움직임 하나에 긴장하고 작은 표현에 좋아하고, 등등. 근데 그런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고 말하면? 음, 무슨일을 하는지 굳이 상상하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참을 수 있을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영화는 덕훈을 바보로 만드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의 두번째 남편이 피임했다고 말했던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겠는가. 끝까지 찌질하게 굴었던 자신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지 않았을까.

 에이 모르겠다. 손예진 같은 여친도 필요없고 그냥 여친이나 생겨야지 이 영화를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거 같다.

2009년 2월 4일 수요일

난 화가 난다.

http://cynews.cyworld.com/Service/news/ShellView.asp?LinkID=740&articleID=2009020414000610158&sid=168

 

 기사도 그렇고, 리플도 그렇고.

 

 이 대한민국에선 세계최초, 혹은 민족주의를 내세우면 뭐든지 만사 OK인가. 아직까지도 사기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리도 많은가. 사기꾼이 경제일으켜 세운다고 해서 뽑았다가 사기당한게 언제라고 지금도 사기꾼을 이다지도 사랑하는가.

 

 몇번을 말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황우석은 사기꾼이며, 마지막엔 죄없는 자기 제자들 내세워서 어떻게든 자기에게로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보려 했던 치졸한 인간이다. 그런 인간을 아직도 사랑한다는건, 혹은 아직도 굳게 믿고 있다는건 대한민국 사람들의 일종의 열등의식을 나타내는 모습 아닌가 싶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것에 목이 메어있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에 목이 메어있고.

 

 줄기세포 개발에 대해서 반대하고 싶은 마음은 일절 없다. 정부에서 내세운 청사진대로 난자를 구하고 실험을 한다면 누가 말리랴. 내가 짜증이 나는건 아직까지도 사기꾼에 대해서 무한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소위 세계 11위 경제대국 대한민국 사람들의 의식수준이다.

 

 굳이 사기친것만 내세우지 않아도 대한민국엔 세계최고를 내세울만한건 얼마든지 있다. 정신나간 민족주의자들은 이딴거에 신경쓰지 말고 차라리 그런거에나 많이 관심 가져줘라.

 

 

2009년 2월 3일 화요일

왠지

 글이 잘 안써집니다.

 한자 한자 고민하고 단어 하나하나를 고르며 문장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점점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맨날 놀아서 그런가.

 당분간은 음악만 올려볼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2009년 2월 1일 일요일

버스와 관련된 단상

1. 밤에 수원역에서 약속이 있어서 성남에서 수원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모란시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 앞에는 술에 취했는지 뭐에 취했는지는 모르는 아저씨가 핏기없는 얼굴의 젊은이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 상태가 안좋으셔서 그런가 보다 하고 웃으면서 넘어가려 했다. 뭐 좀 시간이 지나니 그 뒤에 어떤 아저씨가 줄인줄 알고 서있었다. 뭐 거기까진 좋았다. 근데 갑자기 상태가 안좋으신 아저씨가 마구 나무로 달려가더니 나무를 마구 껴안는 것이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라도 만난양. 그때서야 내 코에는 저 아저씨의 술냄새가 감지되었고, 난 저 아저씨가 취했다는 사실을 아주 뒤늦게 깨달았다. 근데 그 뒤에 서있던 아저씨는 뭐 남는게 있다고 그 자리에서 얼쩡거렸다. 왠지 이 아저씨가 새치기 할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듬과 동시에 버스가 왔고, 아니나 다를까. 그때까지 나무에게 열렬히 애정표현을 하던 아저씨는 언제 그랬냐는듯 잽싸게 버스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그 아저씨 뒤에서 어정쩡하게 있던 아저씨는 세상에서 두번다시는 보기 싫은 미소를 지으며(마치 왜 이래, 다 아는 사람들끼리..하는 표정? 여튼 역겨운 표정.)나와 내 앞에 청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 아저씨가 버스카드를 찍을때 아나 매너는 어디다 팔아먹고 왔나..하고 다 들리게 중얼거렸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 아저씨는 세상 모든것들을 다 얻은 표정으로 버스안에 앉아서 마냥 자더군.

 정말 나이 처먹고 공중도덕의 ㄱ 자도 모르는 사람들 보면 어렸을때 가정교육을 어찌 받았나 싶다. 뭐 나무에게 애정표현 하던 아저씨는 갑작스레 귀소본능이 발휘되 그랬다고 쳐도, 그 옆에서 정말 역겨운 표정으로 웃으며 새치기 하던 아저씨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그렇게 나잇살 처먹고 새파랗게 어린놈의 새끼한테 그딴말 들어도 목적을 달성했으니 기분은 참 좋은가보다.

 2. 늦은 시간 약속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양재역에서 버스를 갈아탔다. 한 정거장쯤 지났을까, 마치 로맨스 그레이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얼굴을 지닌 할아버지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생김새가 정말 푸근한 산장 주인같이 생겨서 집에 돌아가는 길은 편하게 갈 수 있겠나 싶었는데, 앉자마자 버스 기사 새끼들은 싸가지가 없다느니 뭐가 어쨌다느니 계속 뭐라 뭐라 중얼거리는거다. 그러면서 자기 정해진 자리 안 지키고 자꾸 내 옆으로 영역확장을 하려고 탁탁 부딫히는데 나도 덩치가 있으니 그런게 싫은지라 나 역시 버팅겼다. 그 할아버지는 자꾸 혼자서 뭐라 중얼거리고 이상한 손짓을 하면서 헤헤 혼자 웃다가도 다시 쌍욕에 이상한 소리를 자꾸 해대고..그 와중에도 개도 아니고 영역 확장의 본능은 살아있는지 자꾸 내 옆을 툭툭 밀친다. 전화 제대로 받는거 보면 비정상은 아닌거 같은데, 술냄새도 안나고 오히려 좋은 스킨향이 나는걸로 봐서는 멀쩡한게 확실한데, 도대체 왜 그런걸까.

 이 세상에 정말 로맨스 그레이란 없는 것일까. 슬프다.

덧. 글을 쓰다가 귀찮아서 문자인지 뭔지 모를 것을 받지를 않았는데, 확인해보니 국제전화다.
망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