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4일 토요일

히틀러에 대한 단상.

 중3말, 고1초때 히틀러라는 인간에 대해서 꽤나 관심이 많았다. 한동안 히틀러에 관련된 책만 읽을 정도로 그에 대해서 꽤나 탐독했었고, 그가 대중을 선동하기 위해서 행했던 움직임들(대부분이 괴벨스의 작품이었지만)을 보고 참 대단하다 싶었다. 좋은뜻이 아니라 나쁜뜻으로.(그의 사상에 찬동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 사상대로 가자면 난 청소해야 할 대상인데.)전후 패배의식과 혼란에 빠진 독일국민을 하나로 모았고 결과적으로 집권에 성공했던 그의 모습과 그러기 위해서 괴벨스가 했던 선전활동은 광고인을 꿈꾸던 나에게 최소한 참고할만한 자료가 되기도 했다.

 모르겠다. 난 그를 동경했을지도 모른다. 힘도 없고 친구도 없던 나에게 히틀러가 보여준 모습은 일종의 롤모델이 되었다고, 지금에 이르러 회상해본다. 전체라는 것이 보여주는 일사불란한 아름다움, 모든이가 한 사람의 목소리에 맞추어 행동하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던 것들. 아마 힘이 없었고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나에게 그것은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 아니었나 싶다. 저 속에 끼고싶다는 생각, 혹은 내가 저 위에 올라서서 히틀러같이 지휘하고 싶다, 는 일종의 부러움?
 
 그의 대한 환상이 깨졌던건 언제였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에서는 친히틀러적이라 비판받았던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과 히틀러 최후의 13일을 기록해 놓은 책을 보고 그렇게 된것같다. 그의 위선과 그의 비뚤어진 모습, 마지막에 보여줬던 히틀러의 약한 모습들과 그의 괴상한 취향등. 알고보면 히틀러 주변 인물들도 뭔가 알수 없는 미스테리에 휩싸인 인물들이며 자신의 열등감을 히틀러가 제시한 청사진의 기폭제로 사용한 인물들일뿐이라는 것. 그들이 그렇게 완벽한 것은 아니었으며, 정작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생각했던 히틀러도 절대적인 지지가 아니라 다수결에 의해서 선택되었다는 사실. 틀림없이 히틀러의 반대세력은 있었다는 사실 등등.

 어쩌면 난 히틀러란 환상뒤에 숨어서 나를 히틀러에 대입하고 싶었던 유약한 인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현실도피라고 할까. 물론 지금이라고 내가 유약하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미치광이 독재자에 자신을 대입하고 싶을만큼 유약하진 않다고 본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나 나의 투쟁을 빌려놓고 잠시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덧.내가 울트라스들의 퍼포먼스를 좋아하는건 그때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런가. ㅎㅎㅎ
 

댓글 2개:

  1. 난 김석기씨가 히틀러랑 닮은 것 같더라. 뭐 외모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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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ueshine - 2009/02/15 01:15
    그나마 한 나라에 미쳤기에 다행이라고 봐야될까요, 어찌보면.



    사실 이 대한민국엔 히틀러 못잖은 극우주의자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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