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5일 목요일

아내가 결혼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상당히 주의깊게 읽어서 이게 개봉하면 꼭 영화관에 가서 봐야지! 했는데, 수능끝나고 이것 저것 한답시고 정작 영화관에선 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새벽 2시 반까지 집에 앉아서 봤다.
 
 스토리는 다들 알 것이다.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 한명이, 한사람과 결혼하고 한사람과 결혼하는, 뭐 그런?
개인적으로 영화는 참 재밌게 봤다. 인아역의 손예진이나, 덕훈역의 김주혁이나, 둘다 소설속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들이었다. 아내의 2번째 남편도 역시 그랬고. 개인적으로 소설을 영화화 한 영화는 왠만하면 소설의 재미를 망치지 않거나 지나치게 원작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싶은데, 이 영화는 그 기준에 미뤄 봤을때 꽤나 잘나온 영화이다. 소설의 스토리와는 거의 다를바가 없는(물론 마지막에 친자확인서를 돌잔치때 던져버리는건 단지 덕훈의 상상으로만 끝나는 이야기긴 하지만, 그리고 원래 마지막에 한국에 돌아온 인아와, 인아의 2번째 남편과 같이 뉴질랜드로 떠난다.)내용도 좋았고, 아까전에 말했던 적절한 캐스팅도 좋았고.
 
 영화나, 소설이나, 워낙에 센세이셔널 했던 작품들이니까 그것에 관해서는 여기까지만 말하도록 하겠다. 정작 말하고 싶은건 내가 영화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바로 ' 내가 저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것이다. 물론 인아라는 캐릭터는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서 정말 말그대로 해태나 유니콘 마냥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인물이긴 하지만, 만약에 내게 그런 일이 닥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홀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부모님도 모르고, 정작 그녀와 나, 그리고 그 남자 오로지 셋이서만 비밀을 공유할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 그런것 아닐까.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게 덕훈보다는 오히려 인아 쪽에 맞아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소설을 봤을때 인아가 과거의 예를 들면서 일부일처제를 비판하던 페이지를 상당히 유심히 읽어서 그런지, 왠지 참을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녀는 다른 남자도 같이 사랑한다 그러고, 그런데, 그녀가 누구에게나 잘하고, 싹싹하고, 모두가 마음에 들어한다면? 그리고, 나도 질투는 나지만 그녀를 버릴수 없다면?

 물론 난 아직 연애를 못해봐서 덕훈의 감정을 제대로 못 느낄지도 모른다. 솔직히, 사랑하던 사람이 뭐만 한다고 해도 가슴이 철렁 하곤 했던게 나였으니까. 작은 움직임 하나에 긴장하고 작은 표현에 좋아하고, 등등. 근데 그런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고 말하면? 음, 무슨일을 하는지 굳이 상상하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참을 수 있을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영화는 덕훈을 바보로 만드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의 두번째 남편이 피임했다고 말했던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겠는가. 끝까지 찌질하게 굴었던 자신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지 않았을까.

 에이 모르겠다. 손예진 같은 여친도 필요없고 그냥 여친이나 생겨야지 이 영화를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거 같다.

댓글 6개:

  1. 글쎄? 여친 생기면 니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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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 1년전에 아내가결혼했다 스탭이 레플즈에 레알유니폼 구하러 왔었는데 ..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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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언젠가 마님이 물어보더라. 이런 상황 이해해줄 수 있냐고..ㅋ

    그래서 한마디 했다. 날 너무 쉽게 보지 말라고.



    결국 이영화 이야기 하다가 우린 바르샤 하앜하앜. 수원 하앜하앜으로 마무리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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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띠용 - 2009/02/05 19:37
    그래서 제가 밑에 써놨죠

    여친이 생겨야 이해할수 있을거라고요 ㅎ

    이렇게 저렇게 말은 해도..말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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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마토남 - 2009/02/05 20:20
    어쩐지 그거 100주년 구하기 힘든거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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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lueshine - 2009/02/06 00: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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