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6일 토요일

지긋지긋한 하루하루.

어쩌면 군대를 1월에 가겠다고 부모님께 공포한건 비단 아버지의 충격적인 말 뿐만이 아니라 내 인생이 꽤나 지겨워서 그런것 일 수도 있으리라. 한다고 하는 공부지만 손에 안잡히는건 매일반이고 그 와중에도 남의 잔치판에 가서 기웃거릴 생각이나 하고 있고, 팀의 미래는 그래도걱정이 되는지 상견례에 갔지만 정작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더라. 인터뷰는 했는데 기자가 어디 소속인지 물어보지도 못해서 이거 어디에요 뭐하는거에요 야이 시발 이게 뭐야..여튼 묻지고 못하고 그 기자는 사라져 버렸더라.

책을 읽으면 무식이 티난다. 왜 난 남들처럼 지혜를 쌓지 못하고 하찮은 지식만을 쌓은 것일까. 내가 읽으면서 힘들어 하는 책을 유럽 애들은 낄낄 대면서 본다던데 도대체 이건 누굴 욕해야 되는 것일까. 유전학적으론 그놈들이나 나나 공평하게 태어났는데 왜 난 이러고 그놈들은 이런건가. 어릴때 기초 교육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단것만을 좋아하는 인간의 습성답게 단것 만을 졸졸 따라다닌 내 문제가 큰건가. 것도 아니면 서양놈들이니 서양껄 이해하기 쉬워서 그런건가. 그럼 난 동양의 고전을 쉽게 이해해야 되는데 또 그렇지는 않더라.

이놈의 지지부진 하는 습관. 버려야지, 내일부턴 나아져야지 매일매일 주문을 걸지만 그렇게 나아지진 않더라. 도대체 난 무엇을 하는것 인지도 모르겠더라. 사람들을 만나서 하하 호호 히히 헤헤 웃고 나면 정작 남는 것은 허탈함 뿐이더라. 도대체 왜 이런지도 모르겠다. 수능공부할땐 아 시발 사람들 만나고 싶다 누구라도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 이런 생각까지 했던 내가 말이다. 사람을 그렇게 그리워 했는데 정작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지금, 난 그런생각을 하지 않는다. 왜 이러는 것 일까..

예전같았으면 불꽃같이 일었을 여자에 대한 욕심, 사랑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아니라 정확한 표현으론 '욕정'이라고 해야되지 싶다. 발정난 개마냥..)이 이제는 없다. 20년 인생을 홀몸으로 살아오다 보니 결국 애정도 안남고 아무것도 없어진 것일까. 그저 내 자신에 대한 한탄만이 가슴 깊이 남아있다. 자학과 자학을 더하고 거기에 자학을 더하고, 그녀와 헤어지면서 했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자..는 다짐은 군대 갔다와서 다시 실행해야 될 것 같다. 군대에선 날 사랑하긴 힘들테니 말이다.

왜 난 자학을 맨날 하는걸까? 그렇게도 많은 자학과 자학이 이어지면 내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쩌면 나의 자학으로 나는 나 스스로를 낮추려 하고 그걸로 최소한 사람들에게 자만보단 덜한 미움을 받을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 일까?

글쎄, 궁금하다. 나도 내 속을 파헤쳐 보고 내 뇌를 한번 꺼내서 해부해 보고싶다. 예전 김구라가 방송에서 수차례 황봉알 뇌를 해부해 보고 싶다고 했을때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나처럼 절박하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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