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8일 수요일

타이드랜드.

-시놉시스 포함해놨으니 주의하세염.

 일전 다니던 재수학원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자아이와 데이트(?)겸 해서 영화나 한편 볼까 해서 오늘 만났다. 애가 영화를 좋아한다는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보자마자 갑자기 동숭극장으로 데리고 가더니 이 영화 표를 샀다. 맨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그냥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중간에 나오는 히피스타일의 아저씨를 보니 이 영화를 ㅈ선일보에서 다뤘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히피를 부모로 두면 애가 이렇게 된다는..반 장난형식의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뭐 영화 한참 지나서 그거 기억하면 어디다 써먹나.

 덕택에 아무런 배경지식없이 처음으로 영화를 보았다. 일전에는 무심코 신문 문화면을 보다가 끌리는 영화가 있으면 그걸 찾아서 봤는지라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미리 가지고 보게 되었지만 이번엔 다행이도 그런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마약에 쩔어있는 부모님을 둔 소녀가 어느날 어머니가 약물과다로 죽으면서 아버지와 할머니 집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할머니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던 소녀가 이사람 저사람 만나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된다. 그 가운데에는 사랑도 있고, 무서움도 있고, 죽음도 있고, 뭐 이래저래 다양한 일들이 많다.

 솔직히 영화를 보다보면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을 것 이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줄거리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이렇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마약중독자인 집에 이쁜 딸내미가 있다. 근데 이 딸내미는 학교도 안가고 할렘가에 살면서 부모님 맞을 마약준비나 하고 산다. 어느날 어머니가 마약때문에 죽고, 아버지와 딸은 돌아가신 할머니 집으로 간다. 할머니 집에서도 삶은 여전하지만 이제 딸내미가 자꾸 밖에 나가서 논다. 그러던 어느날 벌에 대한 공포와 시체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아줌마를 만나고 그 아줌마의 정신지체아 동생을 만난다. 그러다 아버지가 마약때문에 죽고, 어느날 또..어휴, 대충 말하기도 귀찮을정도의 시나리오다. 여튼 일반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비정상적인 일들로 이루어져있다. 나이 먹을대로 먹은 아이가 사람의 죽음이란 개념과 기차라는 존재를 모르고, 이 딸이 만나는 아줌마는 지나치게 시체와 박제를 사랑하고, 등?

 하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봐서는 암것도 얻을수 없다. 뭔가 이상하고 덜 엮여졌다는 기분만 가지고 끝내게 된다. 저 아이의 시선으로 돌아가서 보게 된다면 훨씬 많은것을 얻게 될 것이다. 항상 즐거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아이가 어느 시골에서 떠나는 환상여행이라고 봐야될것 같은.

 그렇게 봐도 이 영화는 꽤나 단점이 많다. 영화중에 나오는 이쁜 색감이나 실감나는 배경처리나, 괜찮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너무 빠르게 결론을 짓는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여름방학때 일기 하나 못쓰다가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후다닥 써버리는 느낌? 개인적으로 마무리가 지나치게 빠른 영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이 영화에도 그렇게 후한 점수를 주고싶진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는건 바로 이 영화의 핵심적인 주인공인 조델 퍼랜드 때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뭐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환상이 세계를 신나게 헤엄치는 연기를실감나게 보여주었다. 마지막에,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깨어지는 순간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연기를 하는 모습은 어찌나 귀엽던지. 이 영화는 솔직히 조델 퍼랜드의 연기 보는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다. 미래의 기대주의 성장과정을 보는 느낌이 들테니까.

 

덧1. 사실 난 영화에 집중을 못했다. 중간에 저 주인공 꼬맹이가 잼을 퍼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갑자기 벌레들이 마구 기어다니는 바람에..벌레를 정말 혐오하는 난 도저히 참지를 못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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