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6일 화요일

축구는 내 인생의 친구일까 적일까?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도 나지 않고 기억이 나지도 않는게 당연하지만, 축구가 내 생활과 너무 밀접하게 붙어 버린 기분이다. 사람을 만나도 아무래도 내 팀 지지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더 잘해주게 되고, 좋아하는 게임도 축구 게임이고, 술을 마시는것, 사람을 만나서 신나게 웃고 떠드는것, 물론 싫은건 아닌데 이것보단 축구를 보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좀 더 크다.

 솔직히 나도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부분을 축구가 차지할 줄은 몰랐다. 작년에 바이에른 뮌헨을 좋아하던 때만 해도 그냥 경기를 하면 보고, 안하면 안보고, 이정도였는데 이렇게까지 내 팀을 지지하고 좋아하게 될줄은, 솔직히 꿈에도 생각 못했다.

 물론 사람의 인생이라는게 내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건 아니지만, 이건..내가 생각했던 것 보단 많이 심하다. 솔직히 맨처음 성남과 수원의 경기를 봤을때 그저 심정적인 지지였지, 절대적인 지지..뭐 이수준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나니 90도 급강하 롤러코스터를 탄 것도 아닌데 너무 확..그 팀 깊숙히 내려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어떤일보다도 지지팀의 경기 하나가 더 소중해졌고, 국가대표팀에 선수가 차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행복감보단 기분나쁨과 제발 부상만 당하지 말아달라는 간절함이 더 많아졌고, 피온과 FM에서 하는 팀은 늘 성남이 되었고, 그 누가 촌스럽다고 놀려도 어딜가나 지지팀의 머플러를 꼭 매고 다니고, 남자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건 축구 좋아하세요? 혹은 케이리그 자주 보세요? 가 되었고, 내가 자주 다니는 커뮤니티는 지역사람들이 만나는 곳과, 동아리 카페 말고는 모조리 축구와 관련된 곳이고..등등.

 이쯤되면 거의 내 인생의 친구가 아니라 내 인생에서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사채업자가 되버린 기분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내가 축구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나의 노예로 만들어야 될텐데..그럴수 있을려나.

댓글 4개:

  1. 스포츠가 확실히 매력이 있지~ 말로 설명하지 못할정도의... 좋아하는 밴드는 음악 스타일이 변해버리면 안찾게되지만 팀은 그게 안되는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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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친구이자 적이야.



    군대가면 축구를 안보게 될테니 자연히 해결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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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egalo - 2009/01/06 16:32
    그러게요

    아무리 축구가 재미없어졌다 뭐가 어쨌다 해도 말이죠;

    참 미련을 끊으려고 해도 끊지 못하는게 축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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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ueshine - 2009/01/06 22:47
    또 축구 안보는건 또..ㅠㅠㅠ



    아..정말 시즌 1경기만 봐도 소원이 없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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