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6일 월요일

글을 잘 쓰고 싶다.

 그동안 글 써놓은 것을 살펴보면 몇개의 문제점이 보인다. 제일 큰 문제점으론 너무 어려운 말들을 많이 쓰려고 한다는것. 예전에 논술을 쓸때 자꾸 어려운 말만 써서 글을 전개해 나가던것이 버릇이 되었는지, 어려우면서, 내가 뜻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단어들로 글을 채우는 내 모습이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글을 쓰고 한번 쭉 읽거나, 혹은 글을 쓰면서 내가 왜 이렇게 어려운 단어들로 내 글을 채우는 걸까, 이게 내가 쓰고자 하는 의미에 맞는 단어일까, 라고 고민해보지만 그렇다고 버릇을 고치진 못했다.

 사실 내가 원래 가장 닮고싶던 사람은 김규항이었다. 고2때 그의 저작인 'B급좌파 김규항, 나는 왜 불온한가.'라는 책이 내 머릿속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꿔버렸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 그의 말, 그가 내세웠던 주장등, 모든것이 날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영향을 끼친걸 하나 고르라고 하면 바로 그의 문체였다.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를 알기 쉽게 풀어 쓰는 그의 글은 이후 내 글쓰기의 롤모델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난 전혀 그와 닮아가고 있지 않다. 그가 쓰는 쉬우면서도 깔끔한 표현대신 뭔가 어렵고 있어보이는 단어들을 난 많이 쓰고있고, 그의 간결한 문체대신 난 글을 길게 쓰는 문체를 좋아한다. 내 나름의 방식대로 진화하고 있겠거니, 하고 스스로 자위해보지만, 쓸때마다 만족도는 점점 낮아지는 반면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이 문장도 그런 예중 하나가 되겠지.아마도..)

 사실, 예전에는 아버지의 한마디-그래도 동년배 중에서 너같이 글을 길게 쓸줄 아는 능력을 가진 애도 드물다.-는 말씀에 위안을 가지고 살았는데 요새는 그렇지도 않다. 이놈의 개축갤에 오면서 부터, 나보다 글을 더 잘쓰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봤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나보다 더 글을 잘쓰는건 그냥 그렇다고 치더라도, 나와 동년배, 혹은 1,2살 터울이면서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도대체 난 이나이 먹도록 무엇을 하고 산 것일까, 왜 내 글은 이런걸까, 하는, 스스로 나 자신을 끝없이 낮추게 되는 기분.

 글을 잘쓰려면 다독은 필수로 알고 있다. 뭐 귀여니류의 연애소설이 아닌, 세계 문호들, 혹은 철학자들의 책을 많이 읽고, 그들의 문체에서 배우던가, 그들의 책에서 많은걸 깨닫거나, 이래야 되는데, 난 그러지 않았다. 독서는 늘 취향따라 해왔지, 무언가 꼭 읽어야 된다고 주변에서 추천해준 것들은 안 읽기 일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니, 군입대를 앞두고 그런 모습은 더욱더 심해지기만 했다.

 참, 이 글도 그렇고, 그동안 써온글들도 그렇고. 뭔가 많이 아쉽다.

덧:다 써놓고 보니 끝마무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하나더 생각났다. 이 글처럼..
 

댓글 6개:

  1. 문단등단 안할려면 그냥 편안하게 써~

    남에게 보여줄려고 하는 글은 그닥 안좋아.ㅇㅇ



    마음을 비우고 쓴 글은 굉장히 좋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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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띠용 - 2009/01/26 00:28
    근데 비우고 쓰면 또 글이 이상해 지는게 눈에 보이고..ㅠㅠ막 힘들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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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 역시 글좀 잘 쓰고 싶어요.

    뭐 소설을 쓰거나 할 건 아니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이라도 좀 잘 써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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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퍼블 - 2009/01/26 21:11
    그러게요. 솔직히 블로그질을 하면서 점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더 생기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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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나도 나름대로 다독은 했다 생각했는데 글은 별로더라.



    뭐.. 사람마다 틀리겠지. ㅎㅎ



    확실한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글의 구성이나 배열, 글씨까지 모두 평균적으로 남자보다 많이 우월하다는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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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lueshine - 2009/01/27 23:24
    그래요?

    제가 보고 야 참 잘쓴다 싶던 글은 전부다 남자들 꺼였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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