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요새 느끼는 점.

1. Fucking wonderland! 군대는 말 그대로 망할놈의 천국이다. 나가고 싶을때 나가지는 못하지만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식사와 나쁘지 않은 월급은 사람을 꽤나 행복하게 만들고는 한다. 살면 살수록 느끼는 거지만 사람들이 한번쯤은 가도 나쁘지 않을거 같은 곳이라고 해야 될까. 성격이 거지같아서 할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같은 사람이 살아도 굳이 나쁘지는 않은 곳이고, (사실은 성격을 억제할수 있다는게 정말 좋다고 해야될까.) 그동안 마음 맞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왔던 사람들이 저마다 나름의 사회생활을 거쳐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해야될까. 그냥 살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론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그 말들을 담아둬야만 한다는 사실이 가슴아프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있다보면 나쁘진 않은듯.

 

2. 돈이 안 모인다. 예전에 하루에 만원씩 받을때는 돈이 이래저래 모여서 뭐도 하고 뭐도 했던것 같은데 이상하게 요새는 돈이 참 안모인다. 먹는것도 별로 없고 그런데 살것만 사도 돈이 순풍순풍 빠져나가는 것이 참 묘하다. 가끔씩 돌려먹는 냉동이 그렇게 가계부에 영향을 주는것도 아니건만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으헝헝. 젠장, 이래서는 돈을 모을때까지 휴가를 나가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점점 깨져버리는데. 이를 어쩌지. 날이 가면 갈수록 사고 싶은것들이 이것저것 늘어나기만 하는데 도대체 어쩌자고 이러는건지. 헤드폰 이쁜것도 하나 사고싶어지고, 요지의 앨범도 한국판이 아니라 간지나게 일판이나 미판으로 하나 지르고 싶기도 하고, 나가면 또 그냥 있을수 있나? 놀아야지, 애들 맛난거 피라고 또 좋은거 사가야 되지, 이것저것 머리아픈것들이 많다.

 

3. 요새 왜 이렇게 작심삼일이 되어가지.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동안 이생각저생각 많이 했는데 결론은 내가 너무 작심삼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이상하게 많이 안먹고 좀 더 많이 움직이려고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살은 그럭저럭 빠져가는데(벌써 86KG까지 복구함!) 이상하게 공부를 한다던지, 혹은 줄넘기를 한다던지 하는 결심이 점점더 약해지는 기분이다. 좀 더 피치를 올려야 되는데, 공부든, 하고자 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서 끝을 봐야되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문제다. 좀 더 부드러운 인간관계와 좀 더 부드럽게 세상을 살고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현실은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 참 가슴이 아프다. 누가 날 좀 어떻게좀 해줘봐..차라리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어서 누가 날 좀 움직였으면 좋겠다.

 

4. 요새는 진짜로 들을 음악이 없다. 왜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예전에 열심히 듣던 재즈트로닉이나 여타 다른 밴드들을 들으려고 해도 CD도 없고 그러니 맨날 돌려대는건 브로콜리 너마저나 겨우 살아남은 누자베스의 모달 소울 앨범 말고는 전무하다. 이건 뭐 이러니 공부가 안된다(?!)는 핑계를 대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여튼 요새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음악 들을게 없다. 미칠거 같다. 맨날 듣기도 싫은데..물론 들을때마다 새로운 맛이 있어서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번 듣는 음악을 계속해서 듣고 또 듣는다는건 확실히 뭔가 짜증나긴 하니까. 게다가 CD상태가 양호하지도 못해서 맨날 듣다가 튕기고 듣다가 튕기고 하니 이건 뭐 사람이 돌아버릴 노릇이다. 헤드셋을 귀에 꽃고 자다가 밤이 되었는데 갑자기 튕기면 몇발자국 어기적 어기적 기어가서 다시 고쳐놓고 다시 하고를 반복하다가 잠이 들어버리는 이 황당한 일상이란. 그래도 음악도 못듣고 맨날 욕만 먹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내 자신을 벼려나가는 수 밖에는.

 

5. 모따가 포항을 간다는 소식은 가슴이 아프지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은 소식중 하나다. 모따와 상호 합의하에 쿨하게 우리는 헤어졌고 그런 모따가 한국이 그리워서 온다는데 뭐 어쩌겠나. 수원 안간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되지뭐..

 

근데 포항은 더 싫어.

 

시발.

 

댓글 8개:

  1. 다른 장르에 도전해봐 ㅎㅎ 클래식이라거나 빡센 락 메틀 음악이거나

    그럼 은근 들을거 많아지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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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담배만 안펴도 돈 꽤 굳더랑 ㅇㅇ 난 원래 안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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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egalo - 2009/12/27 14:19
    메탈은 이미 예전에 열심히 들어놔서..=_=;



    신감독 형님에게 몇개 보내달라고 했는데 과연 어떤것들이 올지는 모르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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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168. - 2009/12/27 14:49
    ㅇㅇ 그거슨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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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군대에서 돈 모으기란... 휴 -_) ...

    병장 되서도 사다리 타기를 강요할 수 있는 선임이 되어야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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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군바리생활이 편하구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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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구운소금 - 2009/12/28 18:57
    저희는 가위바위보를 주로해요



    근데 다 계산해보면 나가고 들어온 돈이 다 똑같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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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Blueshine - 2009/12/28 23:23
    나쁘진 않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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