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일 화요일

12.01.근황.

1. 복귀를 정확히 17시간 하고도 10분 앞당겨놓은 이시점에 난 이곳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연락이 오리라 하고 믿지도 않는 두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난 이곳에 앉아있다. 딱히 할 일도 없고 무얼 해야 될지도 머릿속에는 그냥 생각의 찌꺼기들이 오갈 뿐이지 굵직한 건더기가 오가는것 같지는 않다. 사실 이번 휴가는 머릿속에서 꼭 나가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하게 들어서 간 휴가도 아니었고 등떠밀리듯이 나가서는 별로 한 것도 없이 있다가 들어가는 기분이다. 오죽하면 부대에 가고 싶었을(!)까. 인간에 대한 집착은 여전한 느낌이어서 난 아직도 사람을 만나는거에 얽매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돈은 또 돈대로 얼마 모아오지도 못해서 친척들에게 손을 벌리기도 여러번 했다. 절대로 부모님께는 손을 벌리지 말아야겠다는 옹졸한 마음이 결국에는 더 안좋은 버릇만 남겨놓은 느낌이다. 결국 그 중 한명인 사촌누나에게 한소리 단단히 들었다. 경제관념이 나빠진다고. 그 얘기를 듣는순간 머리가 확 트인 기분이었다. 그동안 내가 돈을 마련해온 방법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무언가 정말 잘못되도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2. 사실 인간을 고치기에 제일 적합한 장소는 군대(!)라고 생각한다.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전체주의적인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다시 태어나려고 마음 먹었다면 군대로 가는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물론 그 조직안에 속해있는 내가 이 조직을 똑바로 눈을 뜨고 보기는 상당히 힘들기는 하지만, 여튼. 최근에 친하게 지내는 동생녀석이 날로 달로 자신의 중심을 잃고 여전한 인생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나이긴 하지만 많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 차라리 열심히 살고 있는 녀석을 군대로 보내지 않고 저녀석을 군대로 보내버렸으면 속이 시원하다 싶을 정도로 답답증을 유발한다.

3. 사회는 시끄러운데 이럴때는 그냥 시끄러운 일 접어두고 아무 생각도 없이 머리를 비웠으면 좋겠다. 내 앞길이 구만리 창천이라서 남 일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우리 어머니께서 항상 무언가에대한 동참을 요구받았을때 자주 하시던 말씀인데 이제는 내가 써먹게 생겼다. 당장 내일부터 내가 나아질 생각을 먼저 해야될거 같은 압박감만 한가득 안고 휴가에서 복귀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성남이 챔결에 진출해도 전혀 좋지않은 이 기분은 도대체 뭐지..
요새는 왜 이 노래가 땡기지, Craig David - Insomnia.

댓글 2개:

  1. 크렉 노래를 다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맘에 드는게 있는데 요샌 그런 스타일을 찾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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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ueshine - 2009/12/01 22:12
    전 사실 이거말고는 썩 안좋아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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