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6일 일요일

성남의 시즌 오프!

 드디어 성남의 시즌이 끝났다. 성남은 오늘 전북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던 경기에서 3-1로 꽤나 많은 점수차를 기록하며 우승을 전북에게 내주었다. 1차전때 득점은 없었지만 나름 괜찮은 경기력(김정우의 공백을 전광진이 괜찮게 메웠던것 같은 모습?)으로 괜히 사람 설레게 해놓고는 전북의 홈에서 처참하게 패배했다. 그 시간에 일이 있어서 경기를 못봤는데 다른 사람에게 3-1로 졌다는 소리를 들으니 막상 예상은 했으면서도 얼마나 씁쓸하던지. 어차피 질 팔자다 하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그렇게 아쉽게 지지나 말지 하는 기분이랄까.

 

 솔직히 여기까지 올라오는 과정도 정말 힘들었다. 예전에 신주장형님이 여기까지 올라왔을때를 회상했을때 제일 힘들었던 경기가 인천전이라고 했었는데 정말 인천전이 제일 힘들었다. 전반 막판에 신감독님과 사샤의 퇴장, 연장 후반에 조병국의 퇴장, 결국에 먹힌 동점골, 이어지는 PK에 정성룡이 PK를 막는것이 아니라 차는 희극까지 정말 별의별일들이 다 벌어졌었다. 그걸 tv로 보면서 내가 저기 있었어야 하는데 하고 땅을 쳤던게 얼마나 되었는지..정말 그 경기를 이겼을때 어찌나 기분이 좋았는지, 하늘이 날아가는 기분이었달까.

 

 의외로 전남전과 포항전은 차분하게 경기를 보았던것 같다. 그렇게 기억에 남지 않는 경기 내용이었달까? 과거였다면 이 전술이 어떻고 저떻고 누구의 움직임이 괜찮았고 뭐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을텐데 경기 내용은 상당히 단순했고 단지 몰리나의 움직임만이 빛났던 경기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기억나는건 꼴랑 몰리나와 포항전 막판의 정말 이 한몸 다 바친 수비들? 정말 그것만 기억에 남는다-_-;.아, 전남전 이기고 우리는 아시아로 간다고 미친듯이 날뛰었던것도 기억에 남는구나.

 

 돌이켜 보면 축구 한해 두해 좋아할 것도 아닌데 입대 전에 너무 설렜던것 같아서 약간 부끄럽다. 설렜다고 해야될까? 아니면 축구를 못 보는 것이 두려웠다고 해야될까? 여튼, 그러한 감정을 느꼈던게 약간 웃긴다. 사회가 좋아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난 이곳에서도 성남 경기는 꼬박꼬박 정보를 얻었고 그 정보들이 나의 한주를 즐겁게, 혹은 슬프게 만들었고, 시간이 되고 모든 이들이 허락이 얻어진다면 우리팀 경기도 보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었으니까. 그런 것으로도 난 항상 성남과 내가 이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나의 성남에 대한 애정은 하나도 식지를 않았고, 했으니까.

 

 뭐, 그런건 그런거고 솔직히 준우승은 생각도 못했다. 첫 휴가 나가서 봤던 경남전의 내용이 너무 처참했고 그동안 성남의 소식을 챙겨보고 이래저래 리빌딩 과정에서 생기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들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내가 좋아했던 지지팀이 맞았나 하는 후회도 들었고, 때로는 신태용 감독에 대한 분노도 느끼곤 했었다. 하지만 몰리나가 온 이후로 모든것이 달라졌다고 해야될까? 경기내용은 한층 부드러워졌고, 전반기에 볼 수 있었던 극한의 뻥축구가 아닌 어느정도 패스로 풀어갈 줄 아는 축구를 구사하게 되었다고 할까. 맨 처음에 신태용감독이 천명했던 스콜라리의 축구를 어느정도 보여주려고 했던 모습이 난 좋았다.

 

 뭐 이렇게 시즌은 끝났지만, 우리의 시즌은 이게 끝이 아니니까.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것이라고 믿으니까. 아무래도 아챔도 따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으니 성남에서도 돈을 더 풀겠지. 오히려 우승을 못하고 준우승을 한 것이 내년의 성남에게는 보약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놓쳤으니 내년에는 독을 품고 경기를 이끌어 나가겠지.

 

 

 

 

 

 

댓글 8개:

  1. 아.. 정말 오늘 경기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전반 중반까지는 공세가 좋았고 잘 몰아쳤지요.

    파브리시오 선수가 찬스를 몇번 무산시키는 동시에 전북이 잘 반격을 했습니다.

    심판 판정은 많이 매끄럽지 못했구요.



    암튼 기대 이상의 성적인데 아쉬움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재미나게 즐겼던 플옵이었습니다. ^^

    내년엔 더 좋아지겠죠? 내용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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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결승까지 가리라곤 예상 못했는데 ㅎㅎ

    꽤나 성공적인 신태용의 첫 시즌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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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결승까지 잘 왔네. 대단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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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1차전 경기에 만족했었어?

    사실 난 모란에서의 1차전에서 힘겹게 비기면서 우승은 힘들다고 생각했었어. 최소한 1대0으로 이겨야 하는 경기였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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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ueshine - 2009/12/07 23:09
    뭐 솔직히 기대치에 비해서 잘했다 정도죠;

    주축선수들이 다 빠졌는데 나름 나쁘지 않게 공백을 메웠으니까요; 아쉬웠던건 힘이 빠진것 같았던 몰리나와 작년 포스를 못보여주는 조동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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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띠용 - 2009/12/06 22:11
    사실 조금은 전북이 이겨라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_-;



    그렇게 돈썼는데 올해 별 못따면 아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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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megalo - 2009/12/06 20:28
    그러게요.



    뭐 올시즌에 이정도 했으니까 담시즌엔 더 잘하겠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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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Inuit - 2009/12/06 19:01
    내년엔 일단 어떤 선수들을 사올지가 기대되요 ㅋㅋ

    준우승에 그친데다가 뭐..아챔도 나가니까요ㅎ



    근무가 있어서 경기를 못봤는데 경기를 봤으면 오히려 화가 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구요. 뭐, 솔직히 아챔 티켓만 따도 최고다 싶었는데 그 이상을 해주니까 전 솔직히 1차전 2차전 다 졌어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을거 같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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