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7일 금요일

11.27.근황.

1. 휴가 나와서 블로그 배경을 바꾸었다. 눈치 채셨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이쁘게 바꾼답시고 구글에서 마구 뒤지고 내 나름대로 이것저것 만들면서 바꾸었는데 오히려 정신사나워진거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름 불안하다. 괜찮나 모르겠다. 사실 블로그 배경 바꾸는거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부대에 있을때는 그런거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모자라다는 되도 않는 맘속의 핑계로 바꾸지도 못하고 이래저래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휴가나와서 드디어 하게 되었다. 왠지 이번 휴가를 나와서는 미뤄왔던 숙제를 하나하나 처리해나가는 기분이다. 때론 풀지 못한 숙제도 있었고, 있을것이며, 있을지도 모르지만, 뭐 여튼, 얼마 지나서 나올지도 모르는데 미리미리 밀린 일이 있으면 부족함 없이 죄다 처리해야겠지. 길이가 긴 연장선, 사고 싶었던 cd와 책들, 듣고 싶었던 음악들, 등등등. 이것저것 다 처리하고 만족스럽게 부대에 복귀해야지.

2. 그 일환으로 오늘은 서울을 빙빙 돌았다. 아침은 집에서 보내고 점심때 종로에서 친구와 만났다가 잠실 갔다가, 저녁때 즈음 잠실에서 동대문까지는 버스로, 동대문에서 용산까지는 걸어서 가봤다. 아침 겸 점심이랍시고 먹었던 짜파게티 1개가 내 식사의 전부였던 덕택에 가는 내내 배가 많이 고팠지만 뭐 그래도 나름대로 참고 열심히 걸었다. 좋은 음악이 함께 했더라면 가는 길이 더 행복했겠지만, 형에게 투쟁으로 뺏어낸 이어폰이 맛이 갔다.-_-;..또 내일 오면 이거 나한테 물어내라고 해야될텐데..한소리 듣기전에 내일또 가서 사놔야될듯?!

참 버스 타면서는 이거 암것도 아닌데 싶던 길이 꽤나 길었다. 나름대로 나의 체력이 군대와서 많이 길러졌다고 믿는(그리고 그걸 많이 느끼기도 하는)나 로서는 꽤나 충격적인 모습이 아닐수가 없었다. 왠지 의사에게 사형선고라도 받는 심영의 느낌이랄까..실상은 그닥 체력이 많이 좋아지진 않았구나, 하는 느낌?

결국에는 용산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도착해서는 또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버스카드 충전할 곳이 없어서 한 3바퀴인가 돌아다녔는데..맨처음에는 신용산에서 충전하면 됐을것을 내려갔다 올라가기 귀찮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결국엔 거기서 충전했다.

이럴거면 삐끼 아줌마들 안만났어도 됐을텐데. 잃어버린 군번줄 판다고 한 20분 기다렸는데 그때까지 뻐기고 있던 그 근성이라니..물론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리라 하고 좋게 봐주고 싶긴 하지만 앙상한 내 지갑을 보여줘도 끝까지 돈 많다고 우겨대는 모습이나 결국에 경찰 부른다고 할때서야 날 놓아주는 모습을 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난 저렇게 살긴 싫은데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

3. 내일부터는 시골에 갑니다. 사실 이번 6박 7일 휴가에 전혀 예정되있지 않은 사항이었지만 뭐 여튼 어쩌다 보니 가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이 겹치고 겹치고 겹치고 겹쳐서 일어난 문제라 부모님께 뭐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저의 의도를 물어봐 주고 하셨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많이 듭니다.

결론: 내일부터 시골가요.

4. 우리는 아시아로 향한다 으헤헤헤

덧. 오후에 종로에 나간 길에 우연히 동아일보 사옥을 마주치게 되었다.

시위 나갔던 분들은 기억하실런지는 모르겠는데, 저때 저 문은 완전 낙서로 난도질 되어있었다. 뭐 이런 저런 말들과 이런저런 욕설과 이런저런 비난들이 겹치고 겹쳐있던 저 자리가 1년이란 시간동안 말끔히 지워져 버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뻔뻔히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들 마음 속에도 그때의 그 열정과 그때의 신념은 저기에 쓰여져 있던 낙서마냥 다 지워져 버린건 아닐까..


댓글 4개:

  1. 패배의식으로만 안빠지면 되는건데 말이야.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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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띠용 - 2009/11/27 21:28
    그러게요



    결국은 안되..이런 생각만 아니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되었으면 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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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ueshine - 2009/11/28 00:01
    그래요?



    전 괜찮은데....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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