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0일 금요일

11.20. 혐오

 난 속물근성을 상당히 혐오한다.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자신은 남보다고 함부로 규정 짓는 행위는 내가 썩 좋아하지도 않을 뿐 더러 그런것은 자신의 인생건강에도 도움이 안되며 나아가 존나게 꼴사납기 때문이다.

뭐 내가 대충 속물이란 이미지를 규정 짓는것도 저러한 것들로 규정짓기도 하고.

 

 근데 왜 난 속물근성을 가지고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연예기사를 보면 똑같은 리플에 똑같은 글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연예계란 하는 한숨과 함께 난 저런거에 관심을 안가지니 다행이구나. 라는 생각을 조금씩 가지면서 약간의 우월감을 같이 가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상당한 혐오스러움을 느꼈다. 내가 그렇게 가지기 싫어하는 것을 어느순간부터인가 내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끔찍할 뿐 만이 아니라 동시에 자기혐오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런감정을 언제 또 느끼더라, 두번째 휴가 다녀와서 생활관에서 M-NET(이상하게도 집에 들어감과 동시에 티비를 켜는 순간부터 M-NET이란 채널에는 눈길 하나 안주는데 왜 난 생활관에서는 곧잘 이 채널 보는걸 꺼리지 않아하는지 모르겠다. Merchandise Net..)을 틀어놓고 있는데 내가 싫어하는, 음악을 만들어낸게 아니라 찍어낸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음악을 틀었을때 난 무심코 이쁜 여자가 나왔다고 헤헤 거리며 보는 생활관 사람들에게 약간은 짜증과 같은 감정과 동시에 난 저런 음악을 안들으니까..라는 우월의식을 느꼈었다. 미친놈의 속물주의.

 

 따지고 보면 그것은 취향의 차이지, 내가 좀 더 우월한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필요가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음악에서 우월과 열등의 차이는 없으며, 단지 내가 들어서 즐거운 음악과 내가 들어서 짜증이 나는 음악이 있을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뭐 솔직히 찍어낸 음악도 자신이 마음에만 든다면야 뭐라고 하겠냐만은.)내가..라는 생각도 좀 들고 하더라.

 

아..왜이러지.

 

할 얘기가 없어서 하는 얘기가 절대 아닌 얘기.

 

군인들은 참 엠넷을 많이 본다. 내가 장담하건데 사회에서 현장추적 싸이렌을 본 시간이 엠넷을 본 시간보다 적어도 한 10배는 더 길꺼다. 보면서 늘 느끼는건데 이 방송은 음악을 즐기라고 틀어놓는것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벌어놓으려고 방송을 내보내는것 같다. 슈퍼스타 k인가? 내가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방송에서 두부를 대놓고 광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다들 아시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공식 후원사는 cj행복한 콩이었다)왠지 모를 우스움이 느껴졌다. 정말 보면서 더러워서 행복한 콩 따윈 사먹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왠지 트루먼쇼에서 광고를 내보내는 모습이 연상되었다고 할까?

자유주의의 문을 열었던 러시아에서 방송계는 초반에 저런 모습을 많이들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도 많이 났다. 망할, 우리나라는 2000년대 후반을 살아가고 있는데 하는 짓은 러시아 1990년대 초반만도 못하다는 사실도 우스웠고.

 

여튼 보면서 짜증난다. 이번에 MAMA인지 엄마인지 나발인지 광고 미친놈마냥 계열사 이용해서 때려대는것도 짜증나서 못봐주겠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도대체 얼마나 벌어 처먹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 음악페스티벌이라는 말뿐인 광고와 한국 음악에 지대한 공을 끼쳤느니 어쩌느니하는 유치한 개소리도 듣기 싫다. 한국음악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쳤으면 끼쳤지 공하나 끼칠리 없는 저따위 방송들이 참 핏대세워가며 나잘났다고 지랄해대는 꼬락서니는 구역질이 나올뿐이다. 고작해야 가십거리 제조기주제에 말은 더럽게 많네.

망할.

이럴때는 명인의 곡이나 들으면서 속을 푸는게 최고다.

Santana - Samba Pa Ti

이제는 록음악을 많이 듣지도 않는데 점점더 연주의 깊이를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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