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일 월요일

'10.3.1.

1. 외박은 처참했다. 남들은 부페니 회전초밥이니 고기니 먹고 왔다는데, 진심으로 난 부대가 그리웠다. 그래도 밥은 주니까. 고기반찬이 든 밥을. 맛을 음미하기 위한 식사가 아닌, 살기 위한 식사 위주로 하면서 도대체 이거하려고 외박나갔나, 싶은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남들은 다 재미나게 논다는데 뭐가 이리 궁상맞지, 뭘 해도 궁상맞은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머리가 아픈 외박이었다. 밤을 샌 덕택에 아직도 머리는 깨질것 같다. 누우면 바로 잠에 들고, 깨기는 싫고. 쉬는 시간이면 누워서 자기 바쁘고.

 다음 외박때는 이리 미련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다. 인간이니 만큼, 철저하게 계획을 짜서,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얼마, 이런식으로 써야 할 돈을 계산하고, 남는 돈이 생긴다면 맛난것도 먹고 바다도 구경나가고 해야지. 정말 새벽 4시에 라면볶이와 삼각김밥을 생존을 위해 집어 넣는 기분은 우울하더라.

 

2. 그래도 얻을건 있었다.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충격이라고 해야될까. 예전같았으면 그냥저냥 쉽게 풀었을 문제를 이번에는 버벅거렸던 것이라던가, 듣기가 잘 안들렸다던가, 시간이 아주 조금 모자랐다던가, 하는 등의 문제. 물론, 전날에 잠을 못자서 그런거라고 핑계아닌 핑계를 댈수 있다면 있겠지만 그래봐야 남는건 없으니, 그리고 그만큼 피곤할때까지 놀고 시험친 적도 많았는데 이렇게 고생한 적은 없었으니까, 아무래도 내 노력부족이 맞는 말이지 싶다. 그동안 외박간다 옷사고 싶다 뭐한다 뭐한다 해서 마냥 놀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그럴 필요도 없을것 같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어머니께 항상 빚만 지는 아들이 되지는 말아야지.

 

 참 신기하게도 꼭 출타를 하면 무언가 느끼는게 있단 말이지.

 

3. 간만에 맡는 잔디의 향기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비록 남의 팀 경기장에서 우리팀이 열심히 경기를 하는 도중에 남의 팀 경기를 보고 있는 나였지만, 그래도, 경기를 본다는 사실과, 간만에 맞이하는 푸른 잔디는 날 설레게 만들었다. 다시 또 리그는 개막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K리그는 진행되니, 뭐, 한동안 12월까지 심심할 일은 없겠구나.

 리그가 없으니 너무 답답했어..그 기분 아니.

 

4. 음악 들을거 이것저것 생각해놓았는데 결국 들은건 Yoji밖엔 없어..

들을거 더 많았는데..ㅠㅠ

간만에 들은 신나는 노래. Andrew W.K. - Ready To Die

댓글 2개:

  1. 음,,



    진짜 몇 번없는 기회인 외박을 계획 없이 나가는건 바보같은 행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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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ueshine - 2010/03/02 23:19
    계획을 이래저래 세워놨는데 죄다 어그러지더라구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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