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0일 금요일

사랑해요 김다함

김다함이 누구냐, 우리 형이다. 내 이름은 모두들 다 알다시피 김다찬이다. 뭐, 다라는 글자가 돌림자는 아니지만 아버지의 의지로 우리의 이름은 다자돌림이다. 형의 이름뜻은 뭐든지 다하라는, 내 이름뜻은 하나님의 은혜가 다 차라는 뜻이었다.

 

 우리둘은 참 사이가 좋은 형제다. 예나 제나 서로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일때도 있고, 때로는 서로에게 짜증을 내며 무수한 화풀이를 해댈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꽤나 친한 형제이다. 형이 군대가기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어딜 가더라도 항상 붙어다녔고, 남에게 못할 얘기도 우리 형제끼리는 편하게 나눌수 있었다. 굳이 술이라는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더라도 우리들은 남들이 술이 들어가야 할 얘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오죽했으면 내가 우리 형을 가르켜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할까. (뭐, 남들은 형에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그런 형이 작년 1월에 군대를 갔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고 하던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난 재수생활을 하면서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자각을 느꼈고, 맨처음에는 너무나도 허전했던 형의 빈자리가 더이상 허전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 편했다. 가끔씩 형이 거는 전화를 때론 귀찮아 하기도 했고, 성질을 내기도 했었다. 이런 일을 하는 내가 참 나쁜놈인걸 알면서도 그랬다. 형이 하는 부탁을 때론 무시하기도 했었고, 형에게 알지도 못하면서 가슴에 비수를 꽃는 말을 많이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고, 군대에 입대한 이후로는 형 생각이 많이 났다. 형이 군대에서 겪어갔을 일들, 형이 군대에서 생각했어야 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이해해 갔다고 해야될까. 그렇게 하나 하나 겪어가면서 난 형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형이 작년에 했던 행동들이 모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제, 난 더이상 형을 귀찮아 하지 않고, 성가셔 할 자신이 있다.

 

 그런 형이, 오늘 돌아온다. 비록 영원히 돌아오는건 아니지만, 내 휴가에 맞춰보겠다고 용을써서 외박을 나왔다. 한동안 서로 못볼지도 모르는 우리인데, 오늘부터 형을 데리고 이 얘기 저 얘기 해봐야 겠다. 집에갈 그 날이 기다려진다. 형. 정말 사랑한다.

댓글 4개:

  1. 뿌듯하면서 기분 좋은 글이네.ㅋ

    답글삭제
  2. @168. - 2009/07/10 21:00
    근데 또 내일 헤어지네..

    답글삭제
  3. @Blueshine - 2009/07/11 01:50
    감사해요ㅎㅎ

    에휴 이놈의 군대가 참 형제사이의 발목을 잡네요 ㅋㅋ

    답글삭제